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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2243537
· 쪽수 : 294쪽
목차
책머리에 5
1부 몰래 나선 여행
몰래 나선 여행 14 /바둑돌을 펼치다 19 /트로피가 웃었다 25 /스님에게 물어봐 30 /호기 37 /외길 걷기 41 /1초 46 /바둑이 뭐라고 53 /그날 59 /밥 68
2부 오월, 그 푸름
오월, 그 푸름 74 /골무 냄새 79 /기억 닦아내기 86 /도라산역에 부는 바람 92 /돈 쓰기 98 /작은엄마를 기다리며 104 /추석 108
3부 X맨 명단
X맨 명단 114 /어둑귀신을 보다 118 /생니 뽑으러 가는 날에 123 /가져가기 릴레이 127 /우리가 뭘 하고 있는 거지 132 /욕 아세요 137 /투명인간이 나타나다 142 /손가락 총을 쏘다 147
4부 오늘도 인샬라
오늘도 인샬라 154 /옆에서 달리는 바다 160 /짚불곰장어 165 /외톨이의 분노 170 /홀로 가는 배추벌레 174 /신념에 대하여 178 /콩만 한 기억 181 /말발굽 188 /그렇고 그런 선물 196
5부 수라니말을 탓하면서도
수라니말을 탓하면서도 202 /문 207 /복불복 213 / 창을 열지 못하는 것은 219 /그땐 그랬지 224 /천을 쏘다 230 /겨울 풍경 236 /어머니의 문 240 /호강에 받쳐 243 /브레이크 등이 켜지면 248 /한 뼘 거리 252
김종완―송영화론 모성, 성장하는 의식 258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작가 송영화는 아이가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일곱 살에 바둑에 입문한 아이를 뒷바라지해서 프로기사가 되게 했다. 프로기사가 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관문이라는 것은 바둑을 모르는 사람들도 익히 알고 있다. 지방 연습생에게 열린 문은 일 년에 딱 한 명. 그것도 스무 살 이내에 합격해야 한다. 아이는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일찍이 학교도 포기했다.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다. 학교 다니는 시간마저 수련해야 했다. 한국사회에서 학력을 포기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다 걸었다는 걸 의미한다. 이 부부는 무슨 배짱으로 이 길을 택했을까? 아이에 대한 끝없는 믿음만이 가능케 한 일이다. 이런 믿음이 절로 생길까? 아니다. 그건 차라리 신앙이고, 신앙이란 모든 것을 버리는 희생과 모든 것을 바치는 정성으로만 키워지는 것이다.
―문학평론가 김종완
사범님이 바둑돌을 놨다가 다시 거둬가며 말씀하시더군요.
“야야, 백 집으로 이기나 반집으로 이기나 이기는 건 마찬가진데 뭐 할라고 자꾸 욕심을 부리노?”
거의 12년 동안 바둑 공부를 해온 아들을 지켜보며 얻어 들었던 풍월 중에 기중 선명히 기억나는 대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때까지 난, 한 집이라도 더 크게 나는 것이 잘 둔 바둑인 줄 알았습니다. 아이가 이겼다고 하면 몇 집 차이로 이겼는지가 궁금했고 상대가 돌을 던져 불계승으로 이겼다고 하면 아들이 월등하게 잘 두었나 싶어 흡족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하물며 제일 잘 둔 바둑이 반집승일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딱 반집만 이길 거라고 작정하고 치밀하게 상대의 수를 계산하여 이긴다면 얼마나 대단한 바둑이 되겠냐고 하면서 말입니다. ‘욕심을 버리라’는 뻔한 말이 그날따라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책머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