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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러시아소설
· ISBN : 9788992272476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3-08-19
책 소개
목차
갈등의 시작
모스끄바에 온 레빈
레빈과 끼찌
거절당한 레빈
기차역
안나와 돌리, 그리고 끼찌
무도회
브론스끼의 유혹
흔들리는 안나
불륜의 시작
레빈의 전원생활
경마 시합
끼찌의 요양 치료, 레빈의 노동
까레닌의 편지
다시 찾은 사랑
안나의 출산
까레닌의 고민
레빈과 끼찌의 결혼
니꼴라이의 죽음
외면받는 안나
브론스끼의 영지
식어 가는 사랑
끼찌의 출산
까레닌의 이혼 거부
파국
레빈의 깨달음
역자 해설
레프 똘스또이 연보
지은이 및 옮긴이 소개
책속에서
안나는 계단 옆을 지날 때 마침 등불 옆에 서있던 방문객을 볼 수 있었다. 그는 브론스끼였다. 안나는 이상한 만족감과 동시에 알 수 없는 일종의 두려움을 느꼈다. 그는 외투도 벗지 않고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려고 하던 참이었다. 안나가 계단 중간까지 갔을 때 브론스끼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고는 놀람과 동시에 부끄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고개를 약간 숙여 인사하고는 옆을 지나갔다. 뒤에서 들어오라는 오블론스끼의 목소리와 이를 사양하는 브론스끼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나가 돌아왔을 때 브론스끼는 이미 가고 없었다.
안나는 끼찌가 상상했던 연보라색 드레스를 입지 않고 단순해 보이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절제된 검은 색상의 드레스는 상아로 빚은 듯한 그녀의 풍만한 어깨와 가슴을 한층 돋보이게 만들고 있었다. 그제서야 끼찌는 비로소 그녀가 연보라색 드레스를 입을 필요가 없으며 안나의 매력은 화장이나 옷치장에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드러나 보이는 것은 오직 생동하는 안나 자신뿐이었던 것이다.
"사랑" 천천히 속으로 반복하던 그녀는 별안간 고리에 걸린 레이스를 풀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그 말을 싫어하는 이유는 사랑이란 말이 내게 너무 많은 걸 의미하기 때문이에요. 당신이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의미해요."
안나는 그에게 손을 내밀고는 빠른 걸음으로 그를 지나 마차를 타고 사라졌다. 그녀의 시선과 그녀의 손이 남긴 촉감은 그를 불타오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는 그녀의 손이 닿았던 자신의 손에 입맞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