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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2554015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07-03-20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해바라기
거짓말
제곱으로 젠장
모종의 삽질
CF
조짐
라디오 연속극
프로레슬링과 가짜성적표
슬픈 개나리
스팅
흘륭한 가구
정물화
동화책 혹은 여자아이들
비즈발 너머
프랑크푸르트
불꽃놀이
작가 신중선을 말한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모든 일의 발생에는 반드시 조짐이란 게 있다. 다만 그 초기증상을 간과하고 넘어가기 때문에 정작 일이 벌어지고 나면, 어, 왜 이런 일이 내게 생기지? 하는 의문을 품게 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엄마의 인생이 꼬이게 된 것도 곰곰 생각해 보면 그녀가 간과하고 넘어갔던 몇 가지 크고 작은 사건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집요하게 경고를 해주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시하고 넘어간 탓에, 말하자면 얽히고설켜서 만들어진 당연하달 수 있는 결과물이다.
엄마의 인생이 순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경고를 던져준 조짐 중에 단연 으뜸인 것은 결혼을 얼마 남기지 않은 어느 늦가을의 사고를 들 수 잇다. 돌이켜보건대 이건 엄마가 장차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게 될 거라는 가장 강력한 조짐을 보인 사건 중의 하나였다. 당시의 내 엄마에게 강렬한 욕망이 하나 있었다고 한다면, 노란 해바라기를 선물해주는 남자를 만나고 싶다는 갈망 정도였다. 하지만 해바라기는커녕 손수레에서 파는 싸구려 장미 한 다발도 받아보지 못하고 덜컥 결혼날자를 잡아버린 자신의 처지에 깊은 비애를 느끼며, 그러나 어쨌든 적어도 노처녀로 늙어죽지는 않게 되었으니 다행일지도 모른다고 위안하며 느릿느릿 걷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