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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2975407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10-11-25
책 소개
목차
가위와 연필
가위의 자서전
첫 주인마님을 떠나다
가위 든 여전사
그녀가 주인마님이 되었다
가위 같은 사랑
여자, 그 아름다운 이름
대가 없이 주는 사랑
서울 쥐와 시골 쥐
그녀가 수상하다
아름다운 머리는 열흘, 미용인은 한평생
엉뚱한 그녀
스쳐 간 꼬마 신사숙녀
그녀의 꿈
파랑 주의보
잘못된 사랑
특별한 손님 특별한 스승
세상 엿보기
인생의 질감 처리
곱슬머리의 순정
머리카락의 여정
가을날의 화려한 외출
내 기억의 주머니 속에는
두 아름다움
비의 노래
못난 시
시 하나 줄게, 마음 하나 줄래?
시인은 거짓말쟁이
겨울 바다
내 마음의 보석 상자
내 방 작은 창에
당신의 이름은 아버지
딸에게 보내는 편지
맘마미아
꿈은 이루어진다
웨딩드레스와 여인
몽실이의 추억
방금 내린 눈까지 지우며 눈이 내린다
내 가슴속 쪽 진 머리 은비녀는
사랑에 목마른 여름
사랑의 오아시스
서점에서
어느 시인과의 만남
어머니에게 쓰는 두 번째 편지
여섯 살 어느 날
오랜 친구
음력 2월 29일
참외는 추억이다
하얀 밤의 랩소디
한쪽의 유리 구두
결혼식을 위한 표정 있는 머리
말 없는 웅변
멈춤도 아름답다
미용사와 구두 수선공
미용실은 만남의 장소
변화를 두려워 말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선물
손님은 내 마음의 거울
자유로의 하늘
쥔 손과 빈손
추억은 행복의 그림자
커트의 단상
파란 하늘을 보자
파리 연인의 삭발
회색의 풍요로움
에보니와 아이보리
너무 이른 이별
하루살이가 여행을 떠나려고 짐을 챙긴다
어떻게 살았느냐 물으신다면
가위 이야기 ― 추천의 소고 · 이기문
저자소개
책속에서
미용을 배우면서 한창 감각을 키우려고 노력하던 시절, 누드를 생각하며 나만의 커트 선을 터득했다. 이론을 따르지 않고서도 사람들의 몸에서 찾아낸 아름다움에 눈떠 감성적 커트와 스타일도 찾아내게 되었다. 얼굴선을 따라 간결하게 난 머리카락의 자태로부터 이마와 귀밑으로 이어지는 절제된 미, 그 사이로 흘러내린 목덜미의 몇 가닥 잔머리를 보면서 머리를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이 세상의 모든 사물, 풀 한 포기 작은 돌멩이 하나까지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제각기 고유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것들의 아우성을 듣지 못한다. 사람의 두상을 옆에서 보면 물음표처럼 생겼다. 모든 인간은 각자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고, 그 아름다움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107쪽, 「두 아름다움」)
곱슬머리는 절규하는 듯하고, 가느다란 머리는 가련하게 다가온다. 굵은 머리는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워 보인다. 탈모 중인 머리는 안쓰럽다. 모든 걸 툭툭 털고 일어나길 바라지만 우수수 떨어지는 머리를 보면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이들은 저마다의 소리를 내게 전한다.
얄밉도록 곱디고운 머리도 있고, “나 잡아 봐라.” 하는 듯 교만하고 도도하게 손가락에서 미끄러져 흩어지는 윤기 나는 머리도 있다. 그런 머리들에게는 가끔 물음을 던진다. 세월이 지나면 윤기도 사라지고 빛바랜 힘없는 머리만 남는 것을 아느냐고. (120쪽, 「시인은 거짓말쟁이」)
미용실에서의 가장 중요한 만남은 역시 손님과 미용사의 만남일 것이다. 손님이 미용을 마쳤을 때 처음과는 사뭇 다른 모습일 경우가 있다. 미용실에 들어올 때보다 나갈 때 아름다워진 손님들, 즐거워하며 고마움을 표시하는 손님들을 볼 때면 그분들의 인생에서 늘 이런 좋은 만남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된다. (229쪽, 「미용실은 만남의 장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