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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영화감독/배우
· ISBN : 9788993056334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11-09-26
책 소개
목차
인사말 4, 6
김기덕: 장르의 발견자, 대중문화의 창조자 - 주유신 11
거의 모든 장르의 이름으로 - 강소원 45
사나이 되기의 강박과 순정: 1960년대와 김기덕 영화 - 오영숙 103
끊임없는 도전과 모험의 삶, 총체적 영화인 김기덕 - 주유신 145
필모그래피 183
책속에서
1961년에 데뷔하여 1977년에 은퇴한 그의 영화 이력은 한국 영화의 첫 번째 르네상스라고 할 수 있는 1960년대의 영광과 활기 그리고 한국 영화사상 최악의 침체기와 쇠퇴기로 일컬어지는 1970년대의 퇴영과 침잠을, 그가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하고 치열하게 겪어낼 수밖에 없었음을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70여 편에 이르는 그의 필모그래피를 따라가 보는 일은 바로 한국 영화의 두 시대를 온전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비판적, 성찰적으로 되짚어보는 작업에 다름 아닐 것이다.
- 주유신
동시대의 요청에 따른 가장 대중적인 문화 프레임으로서 장르를 발견한 김기덕은 그것을 덜 자의식적인 방식으로 그리고 지나치게 도전적이지는 않은 태도로 다룬다. 심지어 그는 거의 모든 장르를 횡단하다시피 했지만 많은 장르를 섭렵하는 것이 그의 관건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영화 장르 그 자체가 아니라 60년대 한국사회라는 콘텍스트와 그 속에 놓여 있는 당대인들(의 욕망)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김기덕의 장르영화가 가진 특징들 즉 새로운 관객층의 유도, 스타 시스템의 활용, 자기 복제와 리메이크, 다른 매체로부터 온 서사의 영화적 번역, 다른 국가의 영화로부터의 영향, 혼종 장르적인 성격 등은 동시대 급변하는 한국 사회의 정치문화적인 콘텍스트에 대한 그의 반응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개인적 비전을 넘어서서 다중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기도 하다. 어쩌면 모험가 기질로 충만한 이 대중친화적인 감독에겐 장르적 무의식 같은 게 있었는지도. 당대 '흥행보증수표'로서 최대 다수의 대중과 교감을 나누기 위한 그의 노력은 이제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것이 되었다. 1960년대, 이 다작 장인의 장르적 상상력은 작가 감독의 예술적 의지만큼이나 인상적이다.
- 강소원
이러한 방식으로 김기덕의 영화는 열정적인 사랑에 대한 추구가 얼마나 타나토스와 가까이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 경우 애정서사는 단순히 통속적 기법의 차원을 뜻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김기덕 식의 사랑의 서사는 사실상 공동체의 현실에 잠복해 있는 폭력과 억압의 구조와 실상으로부터 출현한 것이라 해야 할 것이다. 목숨 건 사랑은 말 그대로 어떤 현실적인 조건이나 상황도 돌보지 않은 채 사랑 그 자체를 향해 응집되는 맹목적인 파토스이다. 운명적 사랑에 도취한 그들은 단순히 세속적인 규범에서 일탈한 것이 아니라 세속적 안락에 반하는, 인간 존재에 내재하는 운명을 스스로 실현한 것이다. 이렇듯 그들의 미친 사랑이 세속의 삶을 파괴하는 정열의 근본임을 고려하면 그것이 죽음으로 나아가는 것은 필연적인 결말이 된다. 그 죽음은 그들의 사랑이 처음부터 요구하고 있었던 세속의 부정, 그것의 완성이다.
- 오영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