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의 하루

책머리에 … 4

1부 건넌방 남자

곽숙자 건넌방 남자 ● 12
권오선 포대기의 추억 ● 17
기호민 뭘 믿고 까불어 ● 20
김경애 지난겨울 ● 26
김광남 솔가리 짐 ● 30
김국자 친구 ● 35
김덕임 한 장의 타임캡슐 ● 40
김명규 시간의 역행 ● 45
김문주 내가 왜 이럴까 ● 49
김미옥 말을 잃었다 ● 53
김영희 주인 잃은 비로드 한복 ● 56
김예경 혹시 내 탓인가 ● 60
김용자 귀신 속이기 ● 65

2부 견격과 인격4

김일단 그 집에 가면 ● 72
김정수 포옹 ● 77
김창송 어느 강남 아줌마 ● 82
김형구 할머니의 기다림 ● 87
김희숙 천사의 나팔꽃 ● 90
박경주 약과 독 ● 94
박초지 벽을 허물면 ● 97
박헬레나 연리지처럼 ● 101
서민웅 시든 꽃잎도 꽃잎이거늘 ● 105
서성남 견격과 인격4 ● 109
서장원 바람은 바람이어라 ● 114
손명선 어느 새벽에 있었던 일 ● 119
송은자 포장 ● 123

3부 굴다리 너머

신대식 포장마차 ● 128
심지선 그림자가 있는 풍경 ● 132
염희순 누워서 마시는 ‘뱅쇼’ 한 잔 ● 136
왕 린 봄꿈 ● 140
원정란 사랑밖에 난 몰라 ● 144
유미경 방물장수 엄마 ● 149
윤영전 내 마음의 유언장 ● 154
윤정혁 퇴직, 그리고 ● 158
은옥진 내 봄날의 어느 하루 ● 163
이경우 갈색 눈동자의 조선 후예 ● 167
이복희 굴다리 너머 ● 172
이숙희 나의 남자 친구 ● 176
이영옥 어머니의 열무김치 ● 180

4부 첫정과 덧정

이영희 자매 별장 ● 184
이오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 188
이윤기 아들의 외로운 투쟁 ● 192
이정연 약속 ● 197
이태선 고무신 ● 202
이호철 민들레의 결실을 기다리며 ● 207
인연정 짐 없는 여행을 꿈꾸며 ● 211
임덕기 떠나간 자개농 ● 215
임만빈 견본 주택 ● 219
장현심 첫정과 덧정 ● 224
전 민 어떤 가을날 ● 229
정해경 구름 ● 232
조유안 The Young Ones ● 236

5부 꿈꾸는 보라

조한숙 참새 아파트 ● 242
주영희 봄의 향연 ● 247
최문정 무엄한 쾌변 ● 251
최민자 꿈꾸는 보라 ● 257
최봉숙 고향의 그 냇가에서 ● 260
최양자 내 생애에 몇 번 안 되는 특별한 밥맛 ● 264
최영애 동심을 파는 사람들 ● 267
최영자 사랑 ● 274
최장순 Y의 하루 ● 279
한향순 삶의 여정 희로애락 ● 284
홍경희 출생기 ● 288
홍애자 무릎 꿇는 마음 ● 292
황옥례 세계여성의 날을 축하하며 ● 295

보라색은 아리송한 색이다. 과꽃의 천진함과 구절초의 애련함, 아이리스의 화사함과 도라지꽃의 외로움이 절묘하게 뒤섞인, 불분명한 정체성이 정체성인 색이다. 지적인가 하면 충동적이고, 그윽한가 싶으면 관능적이어서 스스로도 알 수 없는 모순을 껴안고 냉정과 열정 사이를 서성거리는 여자. 누구와도 화친하나 누구와도 진정 동화되기 어려운, 수수께끼 같은 복합성향의 여자. 그 여자의 난해한 눈빛 같은 색이다.
-최민자의 '꿈꾸는 보라' 중에서

그의 목울대에서 꿀꺽하는 소리가 내 방향키를 타고 배꼽까지 내려왔다. 비굴을 위장한 순종, 어깨에 힘이 빠져나간 그의 얼굴이 창백했다. 나를 홱 잡아당기는 그의 거친 손. 그러나 그뿐, 그는 아무런 반박도 내뱉지 않았다. 그의 붉으락푸르락하는 얼굴을 긴장된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고역이다. 이럴 때 나는 그가 섣부른 감정이 폭발하지 않도록 조이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최장순의 'Y의 하루' 중에서

세월 속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한때는 성장을 향해 있던 변화가 아주 오래전 소멸 쪽으로 방향을 틀며 내게서 거두어 가버린 초롱초롱한 총기며 순발력, 기억력 그리고 또 다른 것들…. 언제까지고 반짝거리며 있을 것 같던 것들이 떠난 자리에 대신 들어서고 있는 아쉬움, 상실감, 두려움…. 그런 절망스러운 것들 말고 다른 것이 있을까.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김문주의 '내가 왜 이럴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