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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3481648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10-09-08
책 소개
목차
1부 유목의 피
물봉선
암호에 미끄러지다
별에 대한 연구보고
유목의 피
양구 가는 길
내가 사는 계절
해피엔딩이 좋아
하프파이프
알레그로 마 논 트롭포
뜯어 볼 수 없는 상자 속 풍경
외계인손 증후군
벼랑의 별
황홀한 역류
그리움이여, 창밖에는 가을
슬픔의 내용
夫婦
비가悲歌 혹은 비가非家
슬픔의 지문이 내 몸에 살고 있다
꽃의 기원
2부 붉은 작업실
플로리다 오렌지
거미의 집
붉은 작업실
나를 변명하다
벽과 감옥과 탈주
용도변경
납골당 분양사업 설명회
발밑인人
곡비哭婢
늦은 진단서
달력 거꾸로 뜯기
겨울정물
암호해독暗號解讀
일과 싸우고 집에 돌아 온 날
잭키Jackie의 性
듀엣
결혼기념일
나팔꽃
3부 손가락에 박힌 가시를 뽑으며
귀먼자(KIMEUNJA)
소리에 깃들다
손가락에 박힌 가시를 뽑으며
수천 개의 입
씨
명기名器
아침 스타카토
무균실 병동
시 쓰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
사춘기
파가니니카프리스
환절기
어떤 출구
여름 나이테
불새
저녁이 나를 바래다주다
생방송 ON AIR
4부 장미정원
득음得音
장미정원
시
어떤 창문
月力보고서
음악 통론과 실습
셰난도 오, 셰난도
천 섬에서
짤쯔부르크에서
봄
물을 끓이며
남편
소호의 한 장면
길 끝에 집이 있다
엄마는 아직도 나를 기다리신다
날개의 집
시가 시에게
불편한 희곡
해설 유성호-푸른 기억으로 번져가는, 모국어의 심미적 진경
저자소개
책속에서
유목의 피
사막의 노래가 들려요 그건 내 속에 유목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징표 나는 사막의 언어를 버리지 못했어요
자막도 없는 콘크리트 땅에서 모래로 변한 기억 하나가
조상이 버리고 간 거대한 내륙에서 오래전에 지워진 천막을
말해주었어요 오아시스를 찾다가 어디에다 집을 지을지 몰라
말 잔등위에 집을 지은
양들이 떼 지어 몰려왔어요 초원에 이른 걸까요
구름은 양떼의 털을 깎아 좁다란 통로를 만들고 하늘은 이내
내 등 뒤로 쏟아졌어요 혼자라는 사실에 쭈뼛 머리털이 섰지만
초원은 지나간 것들의 기록일 뿐
말言을 타진 않았어요 말은 내가 가야 할 곳에 이미 당도해
있었으므로 말의 엉덩이를 굳이 재촉할 필요는 없었어요
말 잔등 위에 집을 지은 사람들은
뒷모습만을 기억하겠지요 다시 혼자,
그래요 혼자가 좋아요 나를 발음하지 못하는 바람은
발음기호도 없는 나를 버리고 순양처럼 멀리 도망가고
벌판의 폐부 한복판에서 나는 시들지 않은
유목의 글씨를 보았어요
한 손에는 마유주馬乳酒를 들고 또 한 손으로는
코무즈를 튕기면서
넓은 들판을 달리는 어머니 ,
대륙의 말발굽 소리에는 씩씩한 젖이 흐르고
어머니는 사막의 길을 내며 음악처럼 달렸어요
짐승 가죽으로 옷을 지어 입은 어머니의 맨발이
나의 등짝을 향해 힘껏 활을 당겼어요
굵은 징표 하나 등에 박힌 채
나는 그 넓은 벌판을 둥둥 떠다녔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