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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3506952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13-11-30
책 소개
목차
펴내는 글 _ 뿌리 깊은 나무가 된 편지마을 · 4
서울중앙회
서금복 - 새 신랑 새 각시에게 · 10
유정숙 - 성악이 친구야 · 16
이성순 - 뜨개방 선생님께 · 19
장은초(2편) - 우리 막둥이에게 · 24
20년 지기 안효수님께 · 28
장현자 - 사랑하는 당신에게 · 33
정정성 - 쉼표로 남은 아버지께 · 38
차경화 - 소풍 · 42
최미옥 - 아버지께 · 51
경기·인천지회
김언홍 - 그땐 그랬지 · 58
박경희 - 시외사촌 아주버님(김운진)께 · 62
박신영 - 딸아 · 65
배복순 - 엄마 닮았네 · 70
송정순(2편) - 나의 옆지기에게 · 76
정외정 선생님께 · 82
엄정자 - 안나에게 · 87
이경희 - 내 친언니 같은 고모에게 · 91
이연재(2편) - 늘 그리운 언니에게 · 95
내가 나에게 · 100
경북·경남지회
김명숙(2편) - 강가에 서서 바람을 맞고 싶다던 김훈 작가님 · 108
말간 하늘에서 웃고 계시는 최인호 작가님께 · 115
김은향 - 사랑하는 정애에게 · 121
심미성 - 내 곁에 있어 준 당신에게 · 125
이미경 - 된장녀인 내 친구에게 · 133
이음전 - 친구 혜란이에게 · 138
구선녀 - 엄마에게 · 143
반혜정 - 내 가족에게 · 147
신태순 - 백야 · 152
이계선 - 강도중님께 올립니다 · 157
황보정순 - 친구 옥이에게 · 162
황시은 - 친구야 · 166
전라·충청지회
김순남 - 사랑하는 손녀 지원이에게 · 172
김여화 - 사라진 극락교 · 175
박상희 - 참깨처럼 · 179
손광야 - 성희 어미에게 · 183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 세상에 태어나 성장하고 결혼하고 행복하게 살다가 노후에 어떻게 살아야지, 하는 인생설계 모두 헛된 것이 되어버린 양 내가 제일 먼저 혼자가 되는구나, 하는 앞서가는 생각을 했지. 마흔 다섯에 네 아이들을 데리고 혼자되신 어머님 생각도 다시 해보게 되었고, 장차 내 삶을 어디로 이끌어주시려고 하나님이 나를 이렇게 미리 뽑으셨나도 생각해봤어요. 불면의 밤을 보내면서 그저 칠십까지 만이라도 이 사람하고 같이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
했다오.
그러고 보니 칠십이면 앞으로 십년 밖에 남지 않았네. 여자로 태어나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다가 청춘을 반납한 여자에게 마지막 최후에 불리는 이름이 할머니라는 작위라고 해요. 난 할머니까지 다 되어버렸으니 이젠 더 바랄게 없네. 하지만 내 곁에는 비 오는 날 장우산처럼 훤칠하고 멋진 당신이 더 오래 서 있어야 될 거 같은걸. 아이들에게는 늘 자상한 아빠로 손녀들에게는 더 세심한 보살핌으로 인정을 받는 당신, 오죽하면 손녀딸이 커서 할아버지랑 결혼을 한다고 말할까. 이제 둘째 사위도 맞아들여야 하고, 말썽꾸러기 아들도 짝지워야하고 앞으로도 열심히 남은 숙제를 잘 해내야 이 세상 소풍을 끝내지 않을까 싶네요.
_장현자의 ‘사랑하는 당신에게’ 중에서
열일곱 살 때부터 일손을 놓으실 때까지 철탑 공사 현장을 기록한 글에도 쉼표가 빼곡합니다. 아버지께서 살아계실 때에는 글에 쉼표를 찍는 게 아버지의 습관이려니 여겼지요. 그런데 요즘 가끔씩 아버지의 글을 읽다 보면 쉼표를 그냥 습관적으로 찍은 것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외롭고 쓸쓸하셨던 아버지의 생애. 답답한 마음이 절로 그렇게 숨통을 트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아버지! 곧 추석이 다가옵니다. 어렸을 때 저는 명절이 다가오는게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오시는 아버지를 뵙는 기쁨도 컸지만, 눈물 바람으로 명절을 보내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일도 괴로웠습니다. 떠나 온 북녘 고향, 생사를 알 수 없는 가족들 생각으로 아버지의 외로움은 더욱 뼈에 사무치셨겠지요. 툇마루에 걸터앉아 녹두빈대떡에 막걸리 한 사발로 향수를 달래시던 아버지. 푸르른 산촌의 달밤은 깊어 가는데 아버지의 슬픔은 잦아들 줄 몰랐지요.
아버지! 지난 6월에 당신이 그토록 믿고 아끼던 맏사위가 칠순을 맞았습니다. 아버지께서 처음 바깥사돈과 만나던 날‘, 넷째 아들은 제게 주십시오.’ 라며 생떼를 쓰셨지요. 아버지는 그렇게 얻은 사위 덕을 정말 톡톡히 보셨습니다. 묵묵히 처가 뒷바라지를 한, 이제는 백발의 노인이 된 김서방이 안쓰러울 때도 많습니다.
_정정성 ‘쉼표로 남은 아버지께’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