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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3563597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09-11-30
책 소개
목차
1부 동행
안평산의 능월암 | 유령의 두레패 | 바람재의 악연 | 혼돈의 시대
2부 재회
능희의 영모(靈母) | 기반(?絆) | 수련성선(修鍊成仙) | 부자(父子)의 갈등 | 인과응보 | 견우와 직녀
3부 원한
요마의 저주 | 최계월의 죽음 | 내림굿(成巫儀式) | 12간지(干支)의 난동 | 아귀다툼 | 죽은 자의 해원(解寃) | 이별의 능월암 | 저승의 나루터
작품해설 | 무속, 그 실상과 허상 · 김용운
저자소개
책속에서
도희는 발꿈치를 널뛰기하듯 껑충껑충 춤을 추어댔다.
“내 딸아― 내가 왔다. 이 도량에서 신밥을 먹던 너의 어미란다. 너를 배고 추운 방에서 해산하여 애지중지 키웠다만, 몹쓸 인간에게 노리갯감이 되어 객사 혼신이 되었구나! 꿈에라도 내왕한들 어미가 온 줄 알며 가면 간 줄 알랴. 내 딸이 눈에 밟혀 한 구절 일러주고 가려니 맘 닦구 정성 닦어 악한 인연 멀리 허구 선한 인연 맺어 앞길 열구 살거라― 으흐흑!”
도희는 한동안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박삼래와 노곡자 사이에 언쟁이 벌어졌다.
“네눔이 무슨 권리로 이 도량을 팔아?”
“이 도량은 내 소유야.”
“근거 있어?”
“암, 있지.”
“자꾸 어거지로 귀찮게 하면 살인죄로 고발할 거야. 내 남편 조막손을 네눔허구 조코털 그리고 도레미와 여럿이서 솟대바위에서 목 졸라 죽여 벼랑으로 떨어뜨렸잖아.”
“그래, 말 잘했다. 니년이 죽이라구 애걸복걸할 때는 은제구, 이제 와서 누가 누굴 죽여?”
“이 도량이 누구 도량인디 뺏는겨. 내 남편이 삼 년간 고생해가며 이뤄놓은 도량인데 니들이 강제로 빼앗아? 이 천하에 천벌을 받을 놈들아!”
“뺏다니, 쌍년아. 나는 김 선생님헌티 거금을 주구 산 거란 말엿!”
“사다니, 남의 것을 무슨 증거루?”
신들래 보살은 악을 써댔다.
“증거? 흥! 똑똑히 봐두어.”
박삼래 법사는 계약서를 신 보살 앞에 바싹 내밀었다. 신 보살은 계약서를 빼앗아서 발기발기 찢었다. 박삼래는 신 보살을 보고는 씩 웃었다.
“흥! 내 이럴 줄 알구 계약서를 한 장 더 작성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