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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3814132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09-11-24
책 소개
목차
1 첫눈 오던 날 | 9
2 어떤 애견가 이야기 | 21
3 누니와 텔레비전 | 37
4 하롱베이의 치와와 가족 | 53
5 누니가 아프다 | 73
6 애정 서열 3번 | 92
7 왜 사냐고? | 121
8 해피 버스데이 투유 | 144
9 이다음 우리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162
10 저녁 산책 | 191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날은 첫눈이 오는 날이었고 첫눈과 더불어 찾아온 새 가족에게 우리는 눈[雪]이 - 누니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누니가 우리 가족이 되는 과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비좁은 아파트엔 새로운 가족을 위한 여유 공간이 없었다. 하물며 강아지를 키운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러한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딸애는 선뜻 누니를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올 수 없었던 것이리라.
코카 스패니얼 종의 조그만(처음 우리집에 왔을 때 불과 3킬로그램 남짓했던 누니의 체중은 지금은 8킬로그램이 되었으니 ‘조그만’이라고 말하기가 좀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강아지 한 마리와 가족이 되어 함께 살아온 지 2년이 넘었지만 이런 일은 전에는 꿈에서도 상상해 본 적이 없던 일이다. 그래서 지금도 문득문득 내게 일어난 변화가 스스로 신기하게만 느껴지곤 한다.
누니는 우리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우리가 결코 닿을 수 없는 까마득히 먼 어느 곳에 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곤 한다. 느닷없이 우리 사이에 드리워진 이 까마득한 거리의 정체는 무엇
일까. 혹시 그것은 우리와 누니가 각기 속한 종의 차이가 드리운 장벽일까. 모로 누운 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 누니의 눈을 처음으로 가까이에서 들여다본 날 나는 깊은 충격에 빠졌다. 불이 꺼진 누니의 눈에 깃들여 있는 것이 무엇일지 나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