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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93818956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19-02-01
책 소개
목차
괴로운 분
근직한 유머
저스트 미트
동정이라는 것
수용하다
아아, 지금 우리 고향 마을에 등불이……
그 사람다움
어쩔 수 없잖아, 해버리자!
자기정체성의 갈라진 틈
어느 가족이든 마찬가집니다
이인
음미된 말
장애인의 십 년
우정 1
우정 2
잘츠부르크·빈 여행 1
잘츠부르크·빈 여행 2
목소리 표정
울부짖는 혼
모든 게 엉망입었습니다
후기
리뷰
책속에서
왜냐하면 큰아들에게 인간의 죽음이란 모리야스 선생의 죽음처럼 가장 안타깝고 두렵고 거부해야만 할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여기 적어 나가는 이 글의 일관된 주제로서, 인간이 또는 그 가족이 병에 걸리고 거기서 회복해가는 과정에 진정으로 인간다운 기쁨과 성장과 달성이 있다고 믿는다. 큰아들은 비록 말로는 명확히 표현하지 못하지만 자신의 몸을 통하여 그것을 깊고 뚜렷하게 느껴왔음이 분명하다.
히카리가 태어난(유월) 그해 팔월, 나는 처음으로 시게토 박사를 만났다. 아이가 머리에 장애를 지니고 태어났는데 그 해결 방법에 대해 아직 뚜렷한 길을 찾지 못한 젊은 아버지였던 나는 현실을 자각하기에 앞서 혼란에 빠진 상태였다. 그런 내가 히로시마에서 열린 원자·수소폭탄 저지 세계대회의 기사를 쓰기 위해 그곳으로 갔던 것이다. 돌이켜보면 이 해는 소비에트 러시아 핵무기를 ‘정의’ 또는 ‘평화’를 위한 도구로 평가하느냐 아니냐 하는 문제로 대회가 심각한 분열로 향할 때였다. 그런 어려운 시기에, 정치적인 대중 운동에 대해 거의 무지하고 경험도 없던 내가 왜 대회 보고서를 쓰겠노라고 마음먹었을까? / 지금도 거기에 대해서는 두 가지를 뚜렷이 기억하고 있다. 하나는 절박한 감정 상태에 빠진 채 뭔가 넓은 시야를 펼칠 수 있는 곳에 나를 올려다 놓지 않으면 아이 문제 때문에 나 자신이 그만 찌부러지고 말 것 같은 기분이었다는 것. 또 하나는 나에게 르포 집필을 요청하고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돌아가는 잡지 〈세카이世界〉의 젊은 편집자 모습이, 그 즈음 세 들어 살던 집의 이 층 창가에 서서 내려다보는데 내 눈에 너무너무 슬퍼 보였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