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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93866377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12-05-05
책 소개
목차
1권
1. 핏빛 아침
2. 추락한 신분
3. 격구대회
4. 한낮의 암투극
5. 맞아떨어진 예견
6. 지는 별, 뜨는 해
7. 비뚤어진 연정
8. 파란
9. 시작된 여몽 전쟁
10. 짓밟힌 황국
2권
1. 다루가치
2. 초조대장경 사수작전
3. 절망 뒤에 오는 것
4. 다시 새기는 혼, 팔만대장경
5. 조작된 역모
6. 집착의 끝
7. 위험한 선택
8. 무오정변
9. 이루지 못한 꿈
리뷰
책속에서


“격구대회에서 살아만 남으면 우리 노예들도 이 저주받은 곳에서 탈출할 수가 있어.”
“격구대회?”
“응. 나도 이번 격구대회에 지원을 하기로 했어. 일 년에 딱 한 번 열리는 대회인데 그 기회를 놓칠 수야 없지. 거기서 요행히 살아만 남으면 우리 노예들도 이 저주받은 곳에서 탈출을 할 수가 있거든.”
“뭐? 여기서 나갈 수 있다고?”
“물론이야. 자원자들은 모두 세 번을 싸우게 되어있는데 그 중에 첫 관문만 통과해도 이 지옥 같은 공역장을 벗어날 수 있단 말이지. 어디 그뿐인가. 원하기만 하면 노군에 편입이 되기도 해. 저 견가와 우가 놈들처럼 말이야. 상급이 주어지는 셈이지. 그리고 두 번째 관문을 통과하면 소군장 밑에서 군사를 거느릴 수 있는 자리도 얻게 돼. 소군장 최양백이 놈도 그 과정을 거쳤거든.”
갑이는 군살이 박히고 생채기가 난 손을 들어 구릉 위의 제자리로 돌아가는 최양백을 가리켰다.
“저 최양백이가 맡은 직책을 소군장이라고 불러. 위로 올라갈수록 중군장, 대군장이라고 부르지. 저놈 최양백이가 아주 또 독종이야. 지금까지 격구대회에 참가해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아서 뛴 놈은 저놈이 유일하다고 들었어. 노예들의 우상이지. 그래서 말인데…… 이봐, 김준이. 자네도 나랑 같이 자원하지 않겠어? 아까 보니까 몸놀림이 꽤 날래던데.”
“나는 격구를 몰라.”
“나도 몰라. 말이 공을 가지고 노는 것이지, 실은 피를 튀기고 싸우는 거야. 워낙 싸움이 치열해서 대부분 초반에 죽거나 병신이 되는데, 병신보다는 결국 목숨을 잃는 자들이 더 많아. 결국 내가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선 상대를 죽여야 하는 셈이지.”
“그렇게 무시무시한 대회에 자원을 한단 말이야?”
“세 번째 관문을 통과하면 원하는 소원 한 가지를 들어주거든.”
“소원?”
“응. 저 양백이놈도 세 번째 관문에서 혼자 살아남은 덕분에 소군장이 될 수 있었어. 그때 그놈이 말한 소원이 바로 소군장 자리였거든.” (2장 추락한 신분, 100~101p)
“미련한 자들 같으니라고……. 백성이 먼저인가, 황실이 먼저인가? 백성 없는 국가가 어디 있으며, 백성 없는 황제가 어디 있는가? 지난 백여 년 동안 황실이 굶어 죽어가는 백성들을 보살핀 일이 있었던가? 누가 저 배고픈 백성들의 울음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던가? 네 놈들은 그 소리들을 들어본 적들이 있는가?”
“…….”
최춘명과 이장용이 찔끔한 표정이 되어 고개를 숙였다.
“나라가 안정되고 백성들이 태평가를 부른다면 나는 당장이라도 시골로 들어가 밭을 갈 것이다. 알겠느냐? 죽고 사는 것은 너희들의 선택이다. 그러나 기왕 죽으려거든 아까운 목숨 함부로 버리지 말고 나라를 위해 버려라. 이 어리석은 위인들아. 알겠는가?”
열변을 토한 최우가 천천히 방향을 돌려 말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주군…….”
김준은 큰 충격을 받은 얼굴로 안장에 오르는 최우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가슴이 뻐근할 정도로 벅차올랐다. 저런 성정을 가진 이를 위해서라면 제 한목숨 내놔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뇌리에 들어찼다. 저런 마음으로 백성을 생각하는 이가 자신의 주군이어서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도 지울 수 없었다.
(6장 지는 별, 뜨는 해, 212~213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