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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93886351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09-09-07
책 소개
목차
1. 골든 나이트
2. 달콤살벌한 재회
3. 장미, 가시와 향기의 공존
4. 사랑의 예감
5. 질투, 사랑에 눈 먼 자들의 특권
6. 엇갈리는 감정의 행보
7. 미워도 다시 한 번
8. 야간창고
9. 가혹한 사랑
10.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
11. 끝나지 않은 겨울
12. 신입사원
13. 운명의 파티
14. Maybe I love you
저자소개
책속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 한지현 씨는 이미 낙방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기획안을 보니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내가 기회를 줄까 합니다. 다른 사람처럼 정식직원 고용은 어렵습니다. 수습사원 정도나 될까? 기간은 3개월입니다. 그 안에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난 미련 없이 당신을 내칠 겁니다. 그래도 좋다면 다음 주부터 출근하세요.”
생각지도 못한 그의 제안에 지현은 잠시 어안이 벙벙했다. 하지만 이 상황이 현실로 다가오자 그녀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뜻밖의 행운을 믿을 수 없던 그녀는 재차 확인하듯 그에게 물었다.?
“정말이에요? 정말 저, 다음 주부터 이곳에 출근하는 건가요?”
“너무 좋아할 거 없어요. 월급도 적고, 그야말로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회사 생활이에요. 각오하는 게 좋을 겁니다.”
어느새 냉랭하게 말하는 실장의 표정을 보니 그녀가 꿈꾸는 핑크빛 로맨스는 좀 어려울 듯싶었다. 하지만 그토록 기다려 왔던 대그룹 입사가 아니던가! 게다가 이렇게 잘생긴 실장까지! 이보다 좋을 순 없었다. 상훈은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표정으로 헤벌쭉 앉아 있는 지현을 보니 걱정스런 마음이 들었다.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감격에 겨운 그녀가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감사 인사를 전하기 시작했다.
“이런 건 정말 생각도 못했는데… 어우, 어떡해! 저 얼굴 빨개지는 것 좀 보세요. 사실 아침부터 보통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어머, 나 좀 봐. 지금 뭐라고 하는 거야? 여자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후훗….”
“한지현 씨?”
지현은 기대에 찬 눈길로 실장을 바라봤다. 하지만 이미 자리에서 일어난 그의 시선은 책상 위의 서류들을 향했고, 목소리는 상대방을 기죽게 할 만큼 냉랭했다.
“다음 주에 봅시다. 그만 나가보세요.”
- 본문 중에서
오호! 너 딱 걸렸어.
그는 지현을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
“어이, 오랜만이야? 밤일은 관뒀나 보네? 못 알아볼 뻔했어.”
인해의 말에 싸가지 삼총사가 호들갑을 떨며 끼어들었다.
“어머, 어머, 인해 씨 아는 사람이에요? 밤일은 또 뭐야?”
그는 지현을 보며 조롱하는 투로 말했다.?
“어쩌다 나이트에서 만났어요. 거기서 일하고 있더라고요.”
“어머, 세상에! 그런 데서 일하던 여자가 여긴 왜 왔대?”
지현은 들고 있던 대걸레로 저들의 입을 확 막아버리고 싶었다. 화장실로 향하던 그녀는 생각이 바뀌었는지 성큼성큼 그들에게 다가가 갑자기 걸레질을 하기 시작했다. 특히 인해가 앉아 있는 쪽을 박박 문지르는 바람에 인해의 신발에 질퍽질퍽한 걸레물이 튀었다.
“야, 야! 너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삼총사 역시 대걸레의 희생자가 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녀들 역시 짜증을 내며 지현을 향해 쏘아붙였다
“이봐요! 이게 무슨 경우 없는 짓이에요!”
“까악! 내 마놀로 블라닉! 이게 얼마짜리 구두인 줄 알아?”
인해와 삼총사의 시끄러운 비난에도 아랑곳 않고 지현은 꿋꿋하게 걸레질을 끝낸 뒤 돌아섰다. 자신의 명품 구두가 촉촉이 젖어 있자 있는 대로 성질이 난 인해가 지현을 향해 퍼부었다.
“이 계집애가 진짜! 걸레질을 해도 꼭 지 성질머리처럼 더럽게 하네.”
지현은 획 몸을 돌려 무서운 눈으로 인해를 노려봤다. 지현의 기세에 움찔했지만 인해도 지지 않고 노려보며 말했다.
“뭐? 노려보면 어쩔 건데?”
지현은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으며 당당한 태도로 말했다.
“걸레를 모독하지 말아요. 댁 같은 인간보단 신성하니까!”
“와! 뭐 저 딴 게 다 있냐?”
“우리 서로 신상에 좋을 거 없을 테니 아는 척하지 맙시다. 아니, 우리가 아는 척할 만큼 친한 사이도 아닌데 이러는 거 우습지 않아요, 변태 씨?”
“내가 이대로 가만있을 줄 알아? 내 구두를 이따위로 버려 놓고! 앞으로 너, 편하게 회사 생활하긴 글렀어!”
지현은 대걸레를 당당히 세워 들고 씩씩하게 대답했다.
“흥! 언제든지 덤벼보시지! 머릿속에 똥만 가득 찬 허영덩어리야!”
인해는 자신의 협박에도 눈 하나 깜짝 않고 유유히 사라지는 지현의 뒷모습을 보자 어지러울 정도로 화가 치솟았다.
으아악! 못된 계집애! 진짜, 진짜 가만 안 두겠어!
인해는 한참 동안 지현이 사라진 쪽을 눈이 빠져라 노려봤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