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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93886627
· 쪽수 : 40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 12장
에필로그
작가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태곳적 아신왕의 손에 끼워졌던 이 반지가 어찌 이 상자에 들어와 있단 말인가. 이 반지가 사라진 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반지를 찾기 위해 난리를 쳤는데. 완전한 주군임을 상징하는 물건. 고대에 대대손손 주군에게 전해졌던 것. 지나온 세월의 무게가 주는 듯 영롱한 빛깔을 띠며 제 짝을 찾는 반지였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조금의 흩어짐 없이 도도하게 빛나고 있는 반지였다.
가만히 상자 안의 반지를 쳐다보던 아륜이 자기 자신도 모르는 힘에 이끌리듯 일어나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 잠시 후 내려오는 아륜의 손에는 목걸이가 들려 있었다. 조용히 상자 곁으로 다가온 아륜이 반지를 들어 올려 무인의 약지 손가락에 끼워주었다. 제 주인을 찾았다는 듯이 반지는 더욱 영롱한 빛을 사방에 뿜어대고 있었다. 반지를 낀 무인의 손을 아륜이 가만히 잡아 제 가슴 쪽으로 높게 들어 올렸다. 손에 가지고 있던 목걸이를 반지에 끼워 맞추니 서로 그동안의 외로움과 그리움에, 이제야 짝을 만났다는 듯 윙윙대고 있었다.
“이럴 수가.”
“어떻게 이런 일이…….”
반지가 울다니, 이런 것은 말로만 전해 들었지, 실제로 눈앞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니 모두 할 말을 잃은 분위기였다. 아니, 가르시아 상의 무릎이 제일 먼저 바닥에 닿았다. 그 뒤를 이어서 엄마와 오빠까지 무릎을 꿇고 있었다. 반지를 끼고 있는 무인을 향해서 경건하게, 공손하게, 복종한다는 표시로. 거역할 수 없는 마음이 저절로 들고 있었다. 살포시 웃는 아륜이 할 일을 다 했다는 듯이 힘없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아륜아!”
“아륜아!”
이구동성으로 부르는 목소리들을 뒤로하고 더욱 깊게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아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