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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93886979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10-03-08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여우 굴속에 들어가다
2. 속 터지는 까칠남
3. 여우도 여자다
4. 여우의 밝혀지는 과거들
5. 불안한 마음은 꼭 적중하다
6. 서로가 서로를 의식하다
7. 까칠남, 이제는 반격이다
8. 불장난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9. 추악한 자들의 추락
10. 이제는 날아오르다
에필로그
작가 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여기에 라면 말고 또 들어간 게 있나?”
“당연히 있죠. 매운 청량 고춧가루 약간. 후춧가루 약간. 거기다 덤으로 매운 청량고추 3개 쫑쫑이 썰어서 퐁당.”
여우의 자연스럽게 뱉어내는 레시피 목록에 있는 재료에 그저 갑자기 할 말이 없어져 버렸다. 누구 약 올리려고 그런 것 같았기에. 결론은 자기의 입맛에 맞추어서 끊였다는 말이지?
“아예 매운 맛 내는 종족들을 여기에다 쓸어 담으셨군.”
대수롭지 않게 말을 꺼내는 여우였다. 이 남자 먹는 것에도 정말 까칠하게 군다는 아니꼽다는 표정이었다.
“먹기 전에 내가 물어봤잖아요. 매운 것 괜찮으냐? 너무 맵지 않으면 된다고 했으면서. 여기에 청량고추 2개 더 썰어 넣고 싶은 것을 꾹 눌러 참았는데.”
기껏 생각해서 사정을 봐주었는데 이렇게 억울할 수가. 이럴 줄 알았으면 청량고추 2개를 더 집어넣었어야 했는데. 괜히 억울했다. 여우의 말에 또다시 열이 확 치밀었다.
“우와, 진정한 매운 맛을 지금 보여 주고 이건 지금 약과라고?”
하준 자신이 보기에는 분명 이 여자 혀가 문제가 있었다. 미각을 잃은 것은 아닌지? 간을 볼 줄 모르는 여자라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 이 여자의 말과 행동을 보면 그것과도 멀어보였다.
“내 입맛에는 그래요. 아니면 지금이라도 댁이 댁 입맛에 맞게 하나 더 끓여 드시든지.”
제 할 말 다했다는 듯이, 하준의 앞에 놓인 자신의 라면을 끌어당기면서 다시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매운 것들하고 원수라도 진 것인지. 이번에는 하준의 패배가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아쉬운 사람이 먼저 움직인다고. 배가 고프니 뭐 할 수 없이 스스로 끓여 먹을 수밖에 없었다. 저 여우가 먹고 있는 것에 두 번 다시 젓가락을 집어넣을 용기가 없었다.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다시 렌지 위에 올려놓은 뒤 열심히 먹고 있는 여우의 모습에 차가운 시선이 어우러져 아우라가 있는 하준의 표정에도 아랑곳 않고 꿋꿋하게 먹고 있었다. 의지의 한국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 열나게 라면 먹고 있는 저 여자, 여우의 모습이 바로 의지의 한국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