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버려진 창고에서 발견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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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내가 교사가 되는 걸 포기하고 고등학교 행정직원으로 출근한 첫 날이었다. 나는 전임자로부터 업무를 인수받으면서, 생각이 지극히 고루한데다 교사들을 함부로 대하는 교장과 그동안 어떻게 일할 수 있었는지 비결을 슬쩍 물었다.
그녀는 간단하게 말했다. “그분을 위해 기도했죠.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면서 그 사람을 싫어하기란 정말 어렵답니다.” _‘오래된 지혜’ 중에서

가끔 인생은 우리에게 시디신 레몬을 던져줄 때가 있다. 그러면 당신은 인상을 찡그릴 것인가, 아니면 달콤한 것을 조금 넣어 레몬에이드를 만들 것인가? 어쩌면 이것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답해야 할 유일한 질문일지도 모른다. 예기치 못한 일을 맞이했을 때 가장 현명한 자세는 그 상황에 대한 인식을 바꿔보는 것이다. 인식을 바꾸면 우리는 스스로 우리의 삶을 지혜롭게 통제할 수 있다.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상황 때문에 불안해하는 게 아니라, 그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 때문에 불안해하는 것이다.” _‘퍼스트클래스’ 중에서

그러던 어느 날 밤, 손끝에 작은 느낌이 왔다. 나는 욕실로 달려가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뜨며 거울 속을 들여다보았다. 잘 보이지 않아 거울에 거의 코를 박고 들여다보았다. 눈썹이 정말 아주 조금 올라와 있었다. 아주 여리고 가늘었다. 창백하리만치 희고 또 희었다. 이제 막 그믐에서 벗어나 초승으로 넘어가는 새벽 달 같았다. 그랬다. 그리고 그 새벽 달 같은 미소가 거울 속에서 희미하게 떠올랐다. _‘그믐에서 초승으로 넘어가는 새벽 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