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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94054513
· 쪽수 : 464쪽
· 출판일 : 2014-02-25
책 소개
목차
옮긴이의 말 - 7
제1장 미메시스의 인간관 ------------------- 25
호메로스의 미메시스 - 26 | 서사시와 드라마의 차이 - 30 | 플라톤의 미메시스 비판 - 32 | 아리스토텔레스의 합리적 미메시스 - 38 | 위대한 시인 베르길리우스 - 43 | 예수 그리스도와 소크라테스 - 47 |기독교의 도래와 운명관의 변화 - 51 | 플로티노스와 아우구스티누스의 상반되는 미메시스 사상 - 55 | 야만인을 위한 저급한 영성주의 - 58 | 중세 교회 내의 미메시스 회복 - 60 | 중세의 미메시스: 자연주의와 영성주의의 융합 - 63 | 프로방스 문화와 중세의 연애시 - 66
제2장 단테의 초기 시 --------------------- 70
프로방살 연애시의 특수성 - 71 | 프로방살 시를 이탈리아에 정착시킨 구이도 귀니첼리 - 73 | 스틸 누오보(새로운 스타일) 시의 본질적 주제 - 77 | 스틸 누오보의 새로운 목소리 - 79 | 단테, 귀니첼리, 카발칸티의 연애시 - 81 | 단테 시와 기타 시의 비교 - 84 | 돈호법의 적절한 활용 - 91 | 이탈리아 시의 논리적 구조 - 95 | 감성과 이성을 종합한 비전 - 100 | 단테 시의 비전적 성격 - 105 | 숭고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 - 108 | 느낌의 변증법 - 112 | 단테의 문장론 - 114 | 아르노 다니엘의 영향 - 118 | 각운과 구문의 종합 - 123 | 단테 초기 시
의 요약 - 131 | 단테의 성장 환경 - 133 | 베아트리체의 의미 - 136 | 『신생』의 의의와 가치 - 140 | 1300년대의 이탈리아 정치 상황 - 142 | 단테의 정치사상 - 145 |초월과 변모에 대한 동경 - 148
제3장 『신곡』의 주제 ---------------------- 152
『신곡』에 이르는 전사前史 - 153 | 토미즘과 코르 젠틸레의 결합 - 157 | 아퀴나스와 단테 - 159 | 『향연』이 저술된 배경 - 162 | 이탈리아 구어로 글을 쓴 이유 - 165 | 『향연』이 미완성인 세 가지 이유 - 169 | 저승 여행은 중세의 오랜 전승 - 173 | 아퀴나스 철학의 영향 - 178 | 『신곡』에서 인물이 재현되는 방식 - 182 | 베르길리우스의 저승관 - 185 | 『신곡』은 현세적 리얼리티의 재현 - 189 | 단테 미메시스와 고대 미메시스의 차이점 - 193 | 『신곡』은 여러 세기에 걸친 사상과 지각의 표현 - 195 | 『신곡』의 드라마는 개인적 원한과는 무관하다 - 199 | 『신곡』은 신적 계획의 최종 질서를 보여 준다 - 202 | 베르길리우스와 베아트리체의 역할 - 205
제4장 『신곡』의 구조: 물리적·윤리적·역사-정치적 체계 -209
『신곡』의 물리적 체계 - 209 | 『신곡』의 윤리적 체계 - 216 | 연옥과 지옥의 죄악 분류법 - 219 | 단테는 낭만주의의 선구자 - 225 | 7대 죄악과 사랑의 결합 - 230 |지상 낙원의 기능 - 233 | 『신곡』의 역사-정치적 체계 - 237 | 월광천에서 지고천까지 - 240 | 인류의 1차 타락: 역사-정치적 체계의 시작 - 246 | 세상의 두 번째 타락 - 249 | 제2차 타락과 피렌체 정치 상황 - 252 | 단테의 정치적 예언 - 255 | 고대 신비 신앙의 흔적 - 259 | 키비타스 디아볼리와 키비타스 데이의 대립 - 262 | 『신곡』은 세속을 재현한 인간 드라마 - 266
제5장 『신곡』의 인물들이 재현되는 방식 -------- 270
삶과 죽음의 특별한 만남 - 270 | 브루테노 라티니와 로마 시인 스타티우스 - 274 | 포레세 도나티와 파리나타 우베르티 - 276 | 말을 하고 싶어 하는 저승의 영혼들 - 280 | 한 번뿐인 리얼리티의 순간: 개요와 축약 - 282 | 기억과 자의식 - 285 | 단 하나의 사건: 생략과 내포 - 289 | 스스로 신화를 창조하는 단테 - 292 | 피구라의 개념 - 299 | 사건과 인물의 밀착된 재현 - 303 | 시적 형식: 은유와 변신 - 307 | 『신곡』의 궁극적 리얼리티는 신적 질서 - 312 | 시적 아름다움의 원천인 주제와 교리 - 316 | 시와 산문의 결합 - 319 | 리얼리티에 밀착하는 시어 - 323 | 저승은 여행하기보다 기록하기가 더 어렵다 - 325 | 고유의 시적 전통을 창조한 단테 - 328 | 형상화된 진리의 네 가지 요구 사항 - 334 | 리얼리티와 초인적 의지, 질서, 강력한 권위 - 338
제6장 리얼리티에 대한 단테의 비전: 그 존속과 변모 -342
역사가 된 신화와 전설 - 343 | 페트라르카와 인간 자율성의 강조 - 346 | 개인의 운명과 근대의 미메시스 - 349
인명·용어 풀이 - 352
주석 - 422
해설 | 미메시스와 피구라 리얼리즘 - 438
단테 연보 - 453
찾아보기 - 459
리뷰
책속에서
그리스에서 처음 시작된 이래, 유럽 문학은 하나의 독특한 통찰을 지니고 있었다. 그것은 인간이란 몸(외양과 신체적 힘)과 정신(이성과 의지)으로 이루어졌고, 그 둘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일체이며, 인간의 개인적 운명은 그 일체감으로부터 나온다는 통찰이다. 그런 일체감은 하나의 자석이 되어 그 일체감에 걸맞은 행위와 고통을 끌어당긴다. 바로 이런 통찰을 바탕으로 하여 호메로스는 개인에게 벌어지는 운명의 구조를 인식할 수 있었다. 그는 몸과 정신의 일체감으로부터 나오는 행위와 고통을 창조하고, 또 그런 것들을 열거함으로써 아킬레스, 오디세우스, 헬레네 혹은 페넬로페 같은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호메로스의 창조적인 정신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행위는 자연스러우면서도 필연적인 방식으로 전개되어 나간다. 그런 행위들은 아예 첫 번째 행위부터 그 등장인물의 성격을 드러내며, 그 첫 번째 행위를 바탕으로 하여 여러 유사한 행위들이 선후 관계를 유지하며 계속되는 가운데, 그 사람이 걸어가는 인생에 일정한 방향을 잡는다. 등장인물은 불가피하게 그런 사건들의 실타래 속에 엮여 들어가게 되고, 그것이 그 인물의 성격은 물론이요 운명을 결정한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중 오디세우스와 나우시카가 만나는 장면의 미메시스는 일상적 사건들이 날카로운 관찰에 바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보다는 두 인물이 갖고 있는 본성과 본질, 그리고 두 사람에게 걸맞은 운명 등의 아프리오리(a priori, 先驗的) 관념으로부터 미메시스의 자연스러운 진실이 흘러나온다. 이런 관념이 작용하여 오디세우스와 나우시카가 만나는 상황이 생겨나고, 일단 그 관념이 자리 잡으면 허구를 진실로 바꾸어 놓는 서사가 저절로 뒤따라온다. 이렇게 하여 호메로스의 묘사는 있는 현실을 그냥 베끼기만 하는 것이 아닌 것이 된다. 시인은 실제 생활에서는 불가능한 사건을 얘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사건이 밝혀 주는 해당 인물의 사전 관념을 이미 머릿속에 갖고서 미메시스를 하고 있는 것이다.
비극은 서사시적 신화에서 나왔다. 하지만 서사시와 구분되는 고유의 형식을 개발하면서 비극은 점점 더 현실적 결정에 집중하게 되었다. 등장인물과 그의 운명은 한 순간에 폭로되고 그 둘(인물과 운명)은 그 운명의 순간에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온전한 하나가 된다. 호메로스의 서사시에서 등장인물은 점진적 해명의 과정을 통하여 그의 운명으로 다가가고, 그 주인공의 종말이 반드시 스토리 속에 등장하지는 않는다. 반면에 고대의 비극은 주인공의 종말을 폭로하는데, 이때 그는 자신의 다양성을 발휘할 수가 없고, 또 그런 종말로부터 도피할 수도 없다. 암호가 환히 해독된 상태로, 그의 처참한 운명은 낯선 이방인처럼 주인공 앞에 우뚝 선다. 그의 내밀한 존재는 공포감에 사로잡힌다. 비극의 주인공은 자신의 개별적 삶을 삼켜버리려고 하는 보편에 맞서서 자기 자신을 옹호하려 한다. 그는 그 자신의 다이몬(δαίμων, 운명)에 맞서서 승산 없는 최후의 싸움을 벌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