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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4054537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4-02-25
책 소개
목차
글을 열며
1부 | 나를 기다리는 설렘
나의 부족함도 나다운 아름다움입니다
-그림이 나에게 일러준 말
스스로 알고 있는 나보다 더 아름다운 나
-자기소개서가 말한다
세상의 답보다 자신의 물음이 더 소중하다
아내를 아는 만큼, 아내가 보이지 않는다
-타고르의 제목 없는 그림
자유로워지십시오. 아름다운 존재가 됩니다
-그림을 그리고 싶은 Q형에게
누드 드로잉, 나 자신을 잊는 순수한 시간
-누드만큼 아름답고 건강한 인간의 모습은 없다
자기 치유의 생활 습관을 가지십시오. 행복이 커집니다
-새봄, 결혼을 앞둔 J양에게
미술치료와 부부간의 대화
-아내가 그린 그림이 아내를 말한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
-“기도해 드릴게요.”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행복입니다
-치유와 희망의 선물, 시가 내게로 왔다
축복이 함께한 노년의 나날들
-삶의 마지막 날까지 내 안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기쁨
삶을 완성하는 날, 나의 마지막 기도
세상은 언제 어디서나 나를 초대하고 있다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
보고 싶은 그림이 나를 찾아왔다
-오랜 기다림, 큰 기쁨
2부 | 나를 찾아가는 기쁨
홀로 걸으라, 그대 행복한 이여
자신이 카메라에 담는 것이 바로 나다
-내 안의 나를 찾아 준 사진
좁은 얼굴은 무한히 넓고 신비한 공간
-아내의 얼굴에서 나를 본다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평범한 삶이 비범한 삶
텅 빔은 그리움과 치유의 공간
-나를 채워 준 텅 빈 운동장
해질녘 한 어린이를 위한 기도
세상을 넓혀 준 손자의 생일 케이크
어둠은 결코 빛보다 어둡지 않다
-침묵이 가져다준 안복眼福
‘달팽이’ 그림이 살아 숨쉰다
-여백의 삶이 향기롭다
소리는 사라져도 감동은 영원한 것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
3부 | 안복의 즐거움
우연한 만남, 신비한 선물
-모네와 함께한 봄날의 지베르니
빛이 살아 숨쉬는 치유와 구원의 공간 _192
-마티스의 작은 로사리오 성당
두잉Doing의 땅에서 빙Being의 세계를 그리다
-사막의 침묵은 신비한 선물
색의 아름다움에 빛의 아픔이 있다
-역광의 신비한 아름다움
낡아지는 것은 늘 새로워지는 것
-세월의 향기가 밴 생폴 드 방스
하늘을 끌고 가는 호수, 시심을 부르다
-외로움이 시가 되고 그림이 된다
침묵의 말, 천지의 언어
-영겁의 아픔이 녹아 있는 천지의 아름다움
흙을 만질 때 나는 저절로 착해진다
-첼시 플라워 쇼에서 만난 할아버지의 미소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은 영원한 봄길
-에이번 강변의 셰익스피어 시혼
화해와 긍정의 목소리 ‘그래’
-바닥이 발에 닿아야 발을 딛고 일어서는 것
마음에 담은 그림은 내 안에서 영원한 것
-오랜 기다림, 세잔의 사과 정물화
아름다움만 사랑하지 말고, 아름다움이 지고 난 뒤의 정적까지 사랑하십시오
저자소개
책속에서
눈 내린 아침이었다. 동네 뒷산 눈 덮인 언덕에 올라 텅 빈 학교 운동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홀연히 화가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이 생각났다. 지금 저 눈 덮인 텅 빈 운동장에 그가 서 있다면 어떤 그림을 눈 위에 그릴까. 미국 현대 회화의 대표적 작가인 그는 캔버스 위에 물감을 흘리고 뿌리며 그때마다 생기는 우연적 현상을 그림으로 완성해가는 소위 행위 미술 작가다. 그가 그림에 몰두할 때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거의 의식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오직 무아의 경지에서 그림 그리기에 몰입하여 자기 원형의 아름다움을 찾아간 화가라고 할 수 있다. 폴록을 생각하니 홀연히 나도 눈 덮인 운동장에 내려가 장대 같은 큰 붓을 들고 내 안의 율동적 느낌에 따라 손과 몸이 움직이는 대로 맘껏 휘저으며 그림을 그리고 싶어졌다. 농익은 색감의 물감을 마음껏 칠하고 뿌려 보고 싶다는 충동이 솟구치지 않는가. 세상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몸과 마음 가는 대로 온전히 자유롭게 그림을 그려내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니 갑자기 내 마음이 환해졌다. 온전히 ‘나다움’을 운동장에 토해내는 멋진 순간이 아니겠는가. 나를 찾은 환한 아침이었다.
돌이켜보면, 분망함으로 살아온 삶, 나를 보지 못하고 살아온 부족한 삶이 아니었는지 스스로 묻고 싶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또 내 안에 ‘너무 많은 내’가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아온 삶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제야 ‘내 안의 나’를 보면서 어느 날 자신의 허물과 거짓 자아에 자괴하며 이를 외면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나의 나약함과 이중성, 단순하다가도 한없이 복잡한 나, 너그럽고 관대하다가도 마음씀이 각박한 나, 진솔하다가도 가식과 과장을 버리지 못한 나, 겸손을 말하면서 스스로를 드러내고 싶어 하는 나, 이런 양면성을 가진 나를 보게 됩니다.
자신을 정직하게 본다는 것은 치유의 시작이었고, 나를 찾는 일이었습니다. 어느 날, 침묵 중에 내 안의 상처와 아픔, 나약함을 보고 이것들에 정직히 다가가 ‘아픈 나’, ‘외로운 나’를 보듬어 주면 내가 왠지 편해짐을 느낍니다. 그러면서 주위 사람들도 나에게 편안함으로 다가옴을 느낍니다. 모두가 상처받고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기에 이들에게 작은 연민의 정으로 다가가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세상에 상처와 아픔에 시달리는 사람은 있어도 나쁜 사람은 없다고 믿고 싶어집니다. 자신의 아픔과 상처가 치유되면 누구나 선한 본성이 되살아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