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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94185040
· 쪽수 : 224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진단
2. 목 아래의 마비
3. 산소텐트와 초콜릿 밀크셰이크
4. 테디베어 곰 인형
5. 핫팩
6. 고문
7. 스타가 된 환자
8. 룸메이트
9. 일요일의 방문객들
10. 행복한 열네 번째 생일
11. 훌라댄스와 휠체어 곡예
12. 실망스러운 여행
13. 위대한 아코디언 연주회
14. 안녕, 실버
15. 연극 준비
16. 크리스마스
17. 선물
18. 학교
에필로그
감사의 말
책속에서
소아마비를 앓던 어린 날에 대해 쓰려고 하자, 오랜 세월 잊고 지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기억들이 내 마음속에서 강렬한 감정으로 생생하게 되살아나서 나는 깜짝 놀랐다. 소아마비를 앓던 그 수개월은 내 인생의 어떤 시기보다 나를 성장시켰다.
그 시기에 나는 별다른 기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때의 대화들이 한 치도 틀림없이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내가 언급한 사람들은 모두 실제로 존재했던 사람들이다. 사건들도 모두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다. 나는 그때의 일을 가능하면 사실에 가깝게 표현했다.
이 한 권의 책을 완성하기 위해 작가로서의 기교는 사용했지만, 당시에 있었던 모든 일들에 대한 진솔한 감정은 거짓이 없고, 그 진솔한 감정이야말로 내 이야기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나는 지금 너무 바빠서 네 몸을 뒤집어주려고 여기 자꾸 달려올 수 없단 말이야.” 간호사는 내게 손가락을 흔들며 말했다. “위급상황이 아니면 다시는 부르지 마. 알아들었어? 숨을 쉴 수 없을 때가 아니면 부르지 말란 말이야!”
그 순간, 그 어떤 바람보다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그러나, 집에 대한 그리움은 내 핏줄을 타고 흐르면서 분노로 변해갔다. 그 간호사에 대해 화가 났고, 내 병에 대해서 화가 났다. 그리고 결심했다. 여기 누워서 아무런 희망 없이 평생을 보내지는 않을 거야. 나는, 병과 싸울 거야.
플라스틱 산소텐트를 통해서 곁눈으로 간호사를 보았다. 언젠가 그 간호사는 내게 사과하게 될 거야. 이 소아마비와 싸워서 물리칠 거야. 내 발로 여길 걸어 나가서 온 몸이 마비된 어린아이가 몸을 뒤집어달라고 부탁해도 도와주지 않은 비열한 간호사에 대해 온 세상에 알릴 거야.
병원으로 온 학교 친구들의 편지를 받았다. 나와 전혀 다른 생활을 하는 편지를 읽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다른 아이들은 그렇게 별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 화를 내고 그러는구나.
어떤 남자아이는 이렇게 썼다. “여기 없는 걸 행복으로 알아. 빡센 시험들과 엄청난 숙제들 때문에 학교가 그립지도 않을 거야.”
그 아이가 틀렸다고 생각했다. 집의 내 방과 마당에서 비제이와 놀던 것, 뒤뜰에서 할아버지를 돕던 것 모두가 그리웠다. 피아노가 그립고, 롤러스케이트가 그립고 엄마가 설탕 시럽을 만든 프라이팬을 핥던 게 그리웠다. 삼촌과 작은 엄마를 방문했던 게 그리웠다. 카렌과 자전거 타던 게 그립고, 리처드와 모노폴리게임 하던 게 그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