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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 우리의 비밀 과외

1941, 우리의 비밀 과외

이민항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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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 우리의 비밀 과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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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1941, 우리의 비밀 과외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56337690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26-03-23

책 소개

일본의 민족말살정책이 극심해진 1941년 경성, 시를 짓는 조선인 소녀 을순은 아버지가 운영하는 인쇄소에 시집을 인쇄하러 온 무명 시인 동주를 우연히 마주친다. 아버지의 권유로 동주에게 일본어 과외를 받게 된 을순은 일본어 대신 시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한다.
별을 사랑한 시인과
이름을 지키고 싶은 소녀

1941년 경성, 두 사람의
비밀스러운 시 수업이 시작된다


일본의 민족말살정책이 극심해진 1941년 경성, 시를 짓는 조선인 소녀 을순은 아버지가 운영하는 인쇄소에 시집을 인쇄하러 온 무명 시인 동주를 우연히 마주친다. 아버지의 권유로 동주에게 일본어 과외를 받게 된 을순은 일본어 대신 시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한다.
한편 학교에서는 입상하면 일본으로 유학을 보내 준다는 동백제 백일장이 열리고, 을순은 선생님의 눈에 들어 백일장에 참여하게 된다. 을순의 경쟁 상대는 스스로 ‘황국신민’임을 자처하는 반장 조소명. 두 사람의 경쟁 구도가 깊어지는 가운데, 변소에서 일본 천황을 욕하는 낙서가 발견되며 학교에선 조선인에 대한 압박이 거세진다. 그 과정에서 을순은 현실에 굴복하는 자신의 모습에 무력감과 부끄러움을 느낀다.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 참전하며 학교 안팎의 공기는 점점 더 거칠어져 간다. 을순은 이름을 지키고 싶은 마음과 일본어로 시를 써야 하는 현실 속에서 갈등하고, 동주는 일본 유학을 가기 위해 창씨개명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인생의 중요한 기로에 놓인 두 사람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윤동주가 나의
시 선생님이 된다면?


《1941, 우리의 비밀 과외》는 우연히 윤동주에게 시를 배우게 된 소녀 을순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위대한 시인의 삶을 재현하기보다, 그의 시에 깃든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을순이라는 소녀의 성장 서사 속에 녹여 낸다. 을순은 동주에게 시를 배우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법을 익히고, 시대의 압박 속에 흔들리는 스스로를 마주한다. 그 과정에서 ‘부끄러움’은 숨겨야 할 감정이 아니라, 스스로를 속이지 않기 위해 끝까지 붙들어야 할 마음임을 깨닫는다.
<눈 오는 지도>, <소년>, <사랑의 전당> 등 ‘순이’는 실제 윤동주의 시에 등장하는 인물이기도 한데, 역사적으로 순이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밝혀진 바는 없다. 작가는 역사의 빈 페이지를 상상으로 채워 시 속에 머물러 있던 이름을 살아 있는 인물로 되살려 냈다. 그 결과 을순은 단순히 소설 속 허구의 인물을 넘어, 그 시대를 살아가며 말과 이름을 지키려 했던 수많은 청소년의 얼굴을 함께 품는다.
작품 속에는 윤동주의 대표작 9편이 함께 실려 있는데, 소설 속의 상황에 밀접하게 연결된 시를 읽으며 독자는 교과서에서 접했던 작품을 다른 시선에서 더욱 깊게 읽을 수 있다.

목차

하늘, 순
말이 금지된 시간
시의 형태
일상의 포착
말과 이름과 시
시에 마음을 숨기기
복습
시를 읽는 밤
말이 무르익는 시간

작가의 말

저자소개

이민항 (지은이)    정보 더보기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와 씨게이트 코리아에서 하드디스크 개발자로 일했다. 회사에 다니며 쓴 장편소설 《최초의 책》으로 2018년 제8회 자음과모음 청소년 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양자역학 소녀》가 2023년 보슬비 어린이청소년 SF 추천작으로 선정되었다. 그 외, 장편소설 《너의 모든 공이 좋아!》를 썼고, 단편으로는 청소년 앤솔러지 《열다섯, 다를 나이》에 〈더비〉를, 어린이·청소년 SF 매거진 《벙커 K》 4호(2025 봄)에 〈랜덤모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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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차가운 가을비 사이로 입김이 뭉게뭉게 나부꼈다. 숨 쉴 때마다 엄마가 지어 준 이름이 내게서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골목 안 다다미 집들 너머로 흩어지는 입김이 뒷산에서 보던 새털구름 같다고 생각할 무렵, 누군가 눈앞에 우산을 불쑥 내밀었다. 남자의 손이지만 가냘프고 흰 손. 거무튀튀한 내 손보다 예쁜 손.


“혹시, 이걸 인쇄할 수 있을지 해서요.”
청년은 낡은 가방에서 원고지 뭉치를 꺼내어 조심스레 아버지에게 건네었다. 그러자 아버지는 자개장에서 돋보기안경을 찾아 코에 걸치고는 손가락에 침을 묻혀 가며 원고를 훑어보았다. 두께가 꽤 되어서 다 읽지는 않았지만 아버지는 청년의 의도를 단번에 알아챘다.
“시집을 내려고?”


“다음 달에 열리는 교내 백일장에서 입상하면 동백제 문학의 밤 행사에서 작품을 여러 사람 앞에서 낭송할 수 있다. 학교에서 초대하는 외부 인사 중에는 상급 학교의 교수들도 있지. 전문학교쯤은 특채로 어렵지 않게 진학할 수 있고, 잘하면 내지로 유학을 갈 수 있을지도 몰라. 계집애라고 천대받는 조선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 네게 벌어지는 거다. 어떠냐? 구미가 당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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