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4286044
· 쪽수 : 136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차례
제1부
딱딱한 밥 12/ 행진 14/ 파란 하늘 16/ 일일연속극 18/ 못갖춘마디 20/ 백열등22/ 어느 액세서리 가판대24/ 선산26/ 십 원짜리 라면28/ 너풀너풀30/ 화살표32/ 넋 놓고 앉아 있다가34/ 파안35
제2부
겨울 모기38/ 다락방을 청소하다가40/ 돌꽃42/ 비 갠 후44/ 그리마46/ 동전을 줍다48/ 달50/ 뒷걸음질52/ 땡땡이54/ 묏자리를 찾았다56/ 산58/ 발목60/ 압력밥솥62/ 놀이공원에서63/ 봄64
제3부
푸른 신호등68/ 해바라기70/ 장안사 계곡 문레방아72/ 초침소리74/ 문76/ 파악반사78/ 정상에서79/ 춘경80/ 신비의 도로82/ 탱크 매미84/ 김과장86/ 솔잎차를 마시며88/ 가을로 떠난 기차90/ 을숙도의 봄92
제4부
동정을 잃다96/ 뙤약볕 아래98/ 딱지와 동전100/ 산 중턱 의사 아저씨네 집102/ 입춘 무렵104/ 제삿날에106/ 추석날에108/ 비성110/ 사랑니를 빼고112/ 통학버스114/ 아이의 방116/ 밤나무118/ 시소120
저자소개
책속에서
푸른신호등
햇살 좋은 오후
오랜만에 나서는 외출이다
그날도 지하철역 앞 버스 정류장
보도블록에서 봄볕이 튕겨 오르고
까만 눈동자들 와글거리고 있었다
건너편 신호등에
빨간 눈이 감기고 파란 눈이 끔벅일 때
사람들 아스팔트로 뛰어들었지만
흰 지팡이를 든 하얀 눈동자의 아저씨는
낡은 전봇대처럼 제자리에 박혀 있었다
사람들 감전이라도 된다는 듯
주뼛주뼛 빙 돌아 멀어져 가고
나는 한참을 멈춰선 채
파란 눈짓을 몇 번 더 보았지만
아저씨와 횡단보도를 건너지 못했다
그 후, 어찌어찌 십수 년이 지나
내 손에도 흰 지팡이가 들려 있고
우뚝 선 내 몸을 빙 돌아
사람들 발걸음소리가 멀어져 가고
내 심장에는 낡은 전봇대 하나 박힌 채
시도 때도 없이 파란 눈이 끔벅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