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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 이야기
· ISBN : 9788994291321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13-04-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삶에 쉼표 찍기
-
가던 길 멈추고
햇살 아래 거닐다
독서의 황홀
‘추억은 방울방울’
오늘은 그녀처럼
겨울나기
휴식 같은 그림
그대 그리고 나
-
연애편지
같은 곳을 바라보며
사랑의 콩깍지
내 사람이 되어주오
아픔을 보듬다
언제나 내 편
화폭에 피어난 자연
-
나무가 우거진 풍경
기쁜 열대
꽃으로 물들다
낙원을 찾아서
새해를 여는 아침
그림에 스며든 음악
-
열정 소나타
불멸의 초상
기다림은 비를 타고
한없이 경쾌한 블루
전원 교향곡
산다는 건
-
침묵 속의 절규
기도하는 손
마흔으로 가는 길목에서
인생 칠판
하루하루 감사의 나날
당신의 갈라테이아
거침없이 오르기
항상 취하라!
참고 자료
작품 색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추위를 이기는 방법에도 개인의 취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이불을 푹 뒤집어쓰고 잠을 청하거나 푹신한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을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제 동료들처럼 운동으로 땀을 뻘뻘 흘리며 추위를 몰아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차가운 아이스크림이나 냉면을 먹으며 이한치한을 실천하는 사람도 봤습니다. 물론 강추위에 꼼짝 않는 저에게도 나름의 겨울나기 비결은 있지요. 바로 따끈한 아랫목에 엎드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달착지근한 고구마를 호호 불며 야금야금 먹으면서 〈여름 풍경〉을 꺼내 보는 겁니다.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노란 고구마의 맛은 일품이요, 근사한 풍경화 한 장에 추위는 언제 왔었냐는 듯 물러갑니다.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프레데리크 바지유(Jean Frederic Bazille, 1841~1870)의 〈여름 풍경〉은 우리를 한여름의 숲으로 초대합니다. 어머나! 조각 같은 몸매의 남자들이 한데 모여있습니다. 이렇게 더운 날에는 숲 속 웅덩이에 풍덩 몸을 담가야 제맛이고 그래야 더위도 한달음에 사라지는 법이겠지요. 시원하다 못해 차디찬 웅덩이에 몸을 담그면 송골송골 맺혔던 땀은 어느새 쏙 들어가고 정신이 퍼뜩 깨어날 겁니다.
- 삶에 쉼표 찍기 / 겨울나기
무도회라도 다녀온 걸까요? 여인의 고급스런 초록빛 드레스와 붉은색 머리 장식, 하얀 장갑과 부채만으로 화려한 여운이 감돕니다. 아마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소파에 엎드린 모양이지요. 얼마나 급했는지 부채와 장갑도 허겁지겁 바닥에 던져놓은 채 어정쩡한 자세로 편지를 읽고 있네요. 이렇게 아늑한 거실이라면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혼자 조용히 편지를 읽기에 안성맞춤일 겁니다. 연애편지라면 더욱 그렇겠지요.
콩닥콩닥. 마치 여인의 심장 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요? 어떻게 보면 편지를 쥔 두 손이 살짝 떨리는 듯도 합니다. 여인은 두방망이질하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글자들을 찬찬히 읽어내려갑니다. 편지를 읽는 여인의 볼은 점점 발갛게 상기되어갑니다. 아, 진정되지 않는 가슴을 어찌하면 좋을지. 여인의 가슴이 두근거릴 때마다 하얀 귀걸이가 달랑거립니다.
이 그림은 프랑스의 아카데미즘 화가 에밀 레비(Emile Levy, 1826~1890)의 〈연애편지〉입니다. 에밀 레비는 주로 초상화를 그렸는데, 이 작품에서는 연애편지를 읽는 몰입의 순간을 보여줍니다. 붉은 소파와 초록빛 드레스, 하얀 귀걸이와 같은 소품의 색채 대비 효과로 우리의 시선을 모으고, 오로지 편지 읽기에 여념이 없는 순간에 동참하게 해 연애편지를 받는 설렘과 두근거림을 고스란히 전합니다.
- 그대 그리고 나 / 연애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