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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94370118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0-04-29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불운한 재회
2 용서의 의미
3 한순간의 꿈
4 끊을 수 없는 죄의 사슬
5 과거의 망령
6 Frozen
7 상처 입은 기억의 조각
8 배덕의 흔적
9 다정함의 덫
10 위선과 기만
11 진실의 이면
12 그녀에게 남아 있는 것
13 가슴에 내리는 비
14 오랜 여로의 끝
에필로그
작가 후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남자가 빙긋이 웃으며 가까이 다가왔다. 그의 움직임에 진한 오리엔탈 향이 물씬 풍겨 나왔다. 늘어뜨린 기다란 팔을 우아하게 들어 올린 남자는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반갑습니다, 신 선생님. 남민조입니다.”
연수는 그대로 쩍 얼어붙었다. 팔다리가 사시나무처럼 부들부들 떨린다. 홀릴 듯한 남자의 화려한 외양에도 아랑 곳 없이 그녀에게는 오직 저 남자 위로 오버랩 되는 잔인한 과거만이 또렷이 각인되었다. 포식자처럼 날카롭게 빛나는 눈이 짧은 순간 연수를 훑다가 이내 부드럽게 휘었다.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아름다운 미소였지만 그의 미소를 보는 순간 어디선가 ‘쩝쩝’거리며 짐승이 입맛을 다시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것은 환청일까.
연수는 식은땀을 흘리며 뒷걸음질 쳤다. 미칠 듯한 공포가 그녀의 여린 몸을 갈가리 찢었다.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계속 뒤로 물러섰다.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짐승의 시야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아무리 세상이 좁다지만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이야. 지독한 절망감에 땅 속으로 꺼져버리고 싶었다. 그녀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민조는 매력적인 얼굴 위로 미소를 한가득 지으며 연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반갑다는 듯이.
“응모작 중에 선생님 이름이 있는 걸 보고 긴가민가했습니다. 역시…… 선생님과 전 보통 인연이 아니었나 봅니다.”
민조가 중간에 묘하게 말을 늘어뜨리며 눈매를 부드럽게 접었다. 깊고 까만 눈동자에 기묘한 빛이 찰나적으로 스쳐지나갔다. 보이지 않는 혹한의 칼바람이 연수의 내부를 사납게 휘저었다. 그 한기에 뼈마디가 지끈지끈 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