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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4706337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17-02-28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꽃받침, 지다 / 봄비 / 백년초 / 가을 편지 / 버들에게 / 바위 깨기 / 가을, 빗속에서 / 강아지 키우기 / 강화 갯벌에서
[제2부] 바다는 왜 수평한가
숲속에서 / 반추(反芻) / Rime - 상고대 / 바다는 왜 수평한가 / 사랑 /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 나비,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를 묻다 / 통증 / 가을 장미 / 사랑을 위하여
[제3부] 잠이 깰까봐
호미 / 손바닥 위에 올려진 아내를 위하여 / 이빨 / 별의 기억력 / 귀향 / 이 하염없는 그리움 / 백성(百姓)의 귀향 / 한가위 날에 그대에게 / 강물은 이렇게 흘러가는 것이다 / 사랑이란 / 설날
[제4부] 불을 끄고 별을 켜다
불을 끄고 별을 켜다 / 비파 열매에 붙여 / 흘러가는 것은 강으로 모인다 / 아내 / 비오는 창가 / 채송화꽃 장독대 / 마지막 잎새 / 누룽지 / 대출 창구에서 / 옥수수 / 치매
시인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흘러가는 것은 강으로 모인다
강물도 역류하고 싶을 때가 있다
머물고 싶은 것들은 숲으로 가고
남아있고 싶은 것들도 숲 어디쯤에서 아픈 다리를 주무르고 있을 때
삶의 마지막 방랑의 끝에서 강물도 몸부림칠 때가 있다.
그러나 포기해야 할 진실한 것들 앞에서
옷고름 풀어헤치고 훤한 가슴속을 보이고 싶을 때처럼
강물도 때론 흘러가야만 하는 것에 대하여
반드시 아래로 가야만 하는 것에 대하여 의문을 던질 때가 있다.
다만 인생 거기 어디쯤
낮은 언덕받이 초가집 몇 채 모인 마을 사람들 곁으로
가야만 한다는, 돌보아주어야 할 사람들에 대하여
먹은 것을 토하여 내밀어야 하는 허기진 강 언덕의 가난을 위하여
바로 거기로 흘러가야만 하는 것이 운명임을 깨달을 때
반항을 접고 순리와 배움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행복을 느낄 때
강물은 드디어 말없이 흘러가는 것이다.
아침 물안개와 도로를 적시는 습기 속에서 태양을 맞이하듯
어제의 노을을 안고 흘러가야 하는 것.
긴 실선처럼 하얀 땅금이 그어지고
마침내 그 끝이 바다였음을, 육지보다 더 큰 원시의 어머니였음을….
강바위에 부딪히는 슬픔을 소용돌이 속에 묻고
머무르고 싶은 것들보다 더 많은 것들을 모아 흘러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