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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 ISBN : 9788995499030
· 쪽수 : 424쪽
책 소개
목차
● 추천사
사람을 사랑한 영원한 위원장 4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
다시 하나됨을 꿈꾸며 7
문성현 전 민주노동당 대표
● 프롤로그
회고록 발간에 부쳐 12
Part 1
노동자는 하나, 본공과 임시공을 하나로 묶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파업 22
임시공들, 조합 속으로 들어오다 32
완벽한 승리, 그 앞에 놓인 것은? 42
‘레프트 두목’ 52
“노동조합 간부를 맡으라꼬요?” 62
노동조합은 나의 노동대학 73
Part 2
최초의 긴급조정권 발동,
빼앗긴 노조 무너진 신화
열여섯, 나의 꿈 86
조선기술고등학교, 그리고 여명학원 96
대학생을 꿈꾸는 노동자 105
“또 붙자! 싸우면 우리가 이긴다!” 114
이것은 ‘복수전’인가, ‘말살전’인가 123
칼 빼든 정부, 최초로 발동된 긴급조정권 133
Part 3
암흑의 시대, 꺼지지 않는 공장의 불빛
뿔뿔이 흩어진 ‘황야의 11인’ 146
나의 반쪽을 만나다 156
금속노조 직할 영도철공분회 사무장 166
“지역지부로 다들 뭉칩시다!” 177
처음으로 조직의 ‘쓴맛’을 보다 189
늘어나는 조직, 때를 기다리는 노동자들 200
Part 4
개혁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너무나 짧았던 봄 216
‘조직’은 못하고 ‘교육’만 하는 신세 230
10표차, 개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244
불붙은 노동자대투쟁 258
“금속노련 위원장 박인상입니다” 270
부당노동행위를 막아라! 284
눈앞에 다가온 ‘복수노총’ 시대 296
Part 5
외환위기와 정책연합,
그리고 50년 만의 정권교체
한국노총 위원장이 되다 312
현장이 바로 서야 한국노총이 산다 321
싸움을 걸어오면 피하지 않는다 330
공포됐던 법률이 국회에서 재개정되다 340
‘정책연합’을 둘러싼 갈등 351
“모든 것을 노사정위에서 다룹시다” 359
피해 갈 수 없었던 파도, ‘정리해고’ 369
Part 6
원치 않았던 여의도행, 다시 늙은 노동자로
“국회로 와서 정부를 도와주십시오” 382
“할 말은 하겠다” 394
늙은 노동자들 곁으로 406
● 에필로그
금속노동자에서 이주노동자의 친구로 416
● 연표로 보는 박인상의 생애 420
리뷰
책속에서
1968년 11월29일 오후 대한조선공사는 임시공(비정규직) 1천175명 전원에게 해고예고통보를 했다. 조합원 2천여명, 본공(정규직)과 임시공이 하나가 돼 아우성을 쳤다. 당시 사진을 보면 다들 새까맣고 광대뼈가 툭툭 불거질 정도로 깡마른 데다 남루하기 짝이 없는 작업복을 입고 있다. 모기소리조차 낼 힘도 없어 보이는데 무슨 기운으로 하루 종일 소리를 질러대고 쉴 새 없이 연설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때 내 눈에 비친 대한조선공사 노동자들은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똑똑하고 용감한 노동자들이었다.
파업 15일째 되던 날 마지막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우리는 조합원들과 함께 굶어 죽기로 했다. 단식농성이다. 추위 속에 단식 이틀째가 되자 쓰러지는 조합원들이 생겼다. 바깥에 대기하고 있던 앰뷸런스가 탈진한 조합원을 병원으로 실어 날랐다. 이불을 전해 주러 공장에 들어왔다가 이 광경을 보게 된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내 남편, 내 자식 살려 내라’며 도로를 점거했다.
단식농성 3일째, 마침내 남궁련 사장이 영도경찰서 경찰들의 호위를 받으며 회사로 들어왔다. 사장실 문을 걸어 닫았다. 협상이라고는 하지만, 사장이 회사에 모습을 드러낼 때 이미 노조의 승리는 예고돼 있었다. 임시공 해고예고 철회를 포함해 사장은 노조의 모든 요구를 수용했다. 사장은 본관으로 향했다. 나는 마이크를 사장에게 들이댔다. 사장의 입에서 합의사항이 한 구절 한 구절 나올 때마다 가족들은 함성을 질렀다. “대한조선공사 노동조합 만세!”소리가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