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부엌

옮긴이의 말

1. 아버지는 어디로
2. 마귀하사관의 특별훈련
3. 멀리 있는 자식보다 가까이 있는 타인
4. 난행고행의 가사잡사
5. 아버지의 사계
6. 다시 독립선언하다

저자 후기
아버지의 현황

너무 엄격하고 지나치게 해 드렸나? 반성하면서도 그러나 처음이 중요한 것. 기본을 철저히 가르쳐 드리지 않으면 아버지는 풀어져서 대충대충 하실거다 하고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아버지는 행복한 사람이다. 동네 사람들에게 축복받아서 멀리 있는 딸보다 친하게 지내고, '의지할 수 있는 딸'이 이웃에 넷이나 생겼다. '여러 사람들 가운데 자신이 살고 있다'하는 뜨거운 감정이 아버지를 감싸서 고독을 몰아내고 있었다.

아버지가 살아오신 세월 가운데 처음으로 계절을 생생하게 체험하고 계신 것이다. 계절의 변화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여겨서, 절기 행사에 관심을 갖고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엄마가 계실 때는 계절의 변화나 계절 음식에 관심이 없었다.

당초 홀로서기를 결심한 이유가 더욱 두꺼운 벽이 되어 아버지의 앞을 가로막는다. 강하고 맑게, 남자답게 살아 왔다는 자부심으로 아버지의 인생의 마감을 장식해드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분간 혼자서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