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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6270829
· 쪽수 : 271쪽
· 출판일 : 2010-01-27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추천사
1. 우리가 어쩌다 사랑하게 됐을까?
보이지 않는 운명의 실 : 쭝과 썬의 첫 만남
바바리맨과 양치질하는 여자 : 쭝이랑 썬의 두 번째 만남
김치와 베이컨
콜라군과의 악연
역사는 눈 오는 밤에 이루어진다?
길고 길었던 그 편지의 사연은…
2. 해피 투게더
그날 밤 그녀에겐 무슨 일이 있었나?
나이 스물여덟에 성교육 받은 여자
방귀 안 뀌는 남자
양치기청년 쭝이
술집으로 간 밥상
3. 결혼이 가장 어려웠어요!
결혼은 미친 짓이다!
복만이 시리즈 1,2,3 탄
제 결혼예물 제1호를 소개합니다
앗! 나의 실수 1편
앗! 나의 실수 2편
Sex on the beach
4.밤이면 밤마다(19禁)
혼수 1호
야동과 호기심
수갑과 채찍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잠옷
장어부인 양념 발랐네
마늘부인 복분자 품었네
5. 모질이 부부의 결혼일기
사건번호:950805 새색시 폭행사건
위기의 맞고 부부
오! 주여!
시어머니께 이혼 통보한 여자!
이혼 권하는 사회
이건 아니잖아요
오빠, 난데…
모질이 며느리와 불효자 막내아들
내가 바라는 결혼은…
아름다운 익숙해짐
6. 내겐 너무 착한 신랑
각시 말은 곧 법?
처녀들의 저녁식사
장미와 팔찌
메리 크리스마스
좋은 아내 만들기
이혼 안하는 법
7. 모질이 부부의 부모일기
나의 사랑 나의 아가!
엄마 만들기
비 온 뒤의 땅 굳히기
병원일기
불량공주 이야기
엄마 알림장
아빠는 최고의 선생님
초등학교 1학년 학교생활이 나머지 학교생활을 결정한다!
실수를 인정해야 아이와 사이에 벽이 생기지 않는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어쨌든 노래는 노래고, 이런 으슥한 곳에 남녀가 단둘이 펑펑 내리는 눈까지 맞으면서 버티는 이유 중의 하나는 뭔가 서로가 바라는 어떤 행위를 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조금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제 생각은 그런데… 그래서 생각하는 썬의 속마음은 '이 남자가 이때쯤 되면 키스라도 해줘야 하는 거 아냐?'였는데, 그런 썬의 속마음을 알았는지 쭝이 갑자기 “춥지?” 하더니 절 뒤에서 꼭 안아주는 게 아닙니까? 전 됐다 싶었죠. 포옹하고 나서 키스하는 거, 대개 사건이 그렇게 흘러가는 게 순서 아닙니까? 그렇게 썬은 쭝의 품에 꼭 안긴 채 기다렸습니다. 10분 20분 30분… 드디어 쭝이 입을… 갖다 댄 게 아니라 열었습니다.
"춥지 않냐? 그만 가자"
그랬습니다. 쭝은 순수하게, 정말 추워서 체온을 나누고파서 썬을 안았고 추위를 견디다 못한 쭝은 그만 가자고 입을 열었던 겁니다. 썬이 기대했던 쭝의 입은 그런데 쓰라는 게 아니었지만 쭝은 그날 밤, 아니 그날 새벽 그랬습니다.
-우리가 어쩌다 사랑하게 됐을까? 중
어쩐지 정말 화장실을 해도 해도 너무한다 할 정도로 자주 간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밥을 먹으려다가도 화장실에 가고, 밥을 먹다가도 화장실에 가고, 썬이랑 얘길 하다가도 화장실에 가고, 자려고 누웠다가도 화장실에 가고… 누가 보면 화장실에 섹시한 우렁각시라도 숨겨놓은 줄 알 정도였습니다. 썬이 걱정돼서 왜 그렇게 자주 화장실에 가느냐고 물었더니 쭝이 말하길 장이 안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그런 줄 알았습니다. 썬이 원래 깊게 생각 못하는 버릇이 있어서 남이 말하면 곧이곧대로 잘 믿는다는… 심지어 쭝의 대장을 걱정하면서 병원에 같이 가자고 몇 번씩 얘기했지만 쭝이 괜찮다고 기필코 버티던 이유가 바로 그거였던 겁니다. 방귀가 나올 때마다 화장실에 가서 뿡!
생각해보니 우습기도 하고 쭝이 안쓰럽기도 해서 뭐 그렇게까지 했냐고 하자 썬이 방귀를 잘 안 뀌어서 차마 방귀 트자는 말을 못했다는 겁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게 참는다고 참았다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나올 때 힘껏 내보내줘야 시원하거늘… 잠깐! 그래서 그때 화장실 타일 벽이 그렇게 누랬었나?? 타일들아, 니들이 고생이 많았다!!
-해피 투게더 중
우리 시어머니께선 의외로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받으셨습니다. 제가 있는 곳이 어딘지 물으시더니 일단 집으로 돌아가라고 타이르셨습니다. 이혼할 때 하더라도 이렇게 아침부터 집에 내려가면 친정 부모님 너무 놀라신다고. 그 말씀을 듣고보니 그런 것 같아서 일단 어머님 말씀대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와보니 어머니께서 와계시더군요(시댁이 가까워서). 어머니께선 당신 아들은 꼴도 보기 싫으시다면서 절 데리고 다른 방으로 가시더니 제 손을 꼭 잡고 이야길 시작하셨습니다. 전 솔직히 어머니께서 하실 말씀이 뻔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니가 참아라. 다신 그러지 말라고 내가 잘 얘기하겠다…’ 뭐 대충 이런 식의… 그런데 어머니께선 전혀 다른 얘길 시작하시더군요. 어머니의 결혼생활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어머님이 아버님과 결혼하셔서 아버님의 이런 이런 점 때문에 얼마나 힘이 드셨는지, 한 남자의 아내로 엄마로 산다는 게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어머니 당신이 여자에서 아내가 엄마가 되어가면서 겪게 된 힘든 일들을 어떻게 이겨 오셨는지를 부드럽고 조용히 얘기하시는 시어머님 목소리에 제가 어느새 잠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쭝을 기다리느라 저도 밤새 한숨도 못 잤었거든요.
얼마나 잤을까? 자다가 ‘내가 시어머님 얘길 듣고 있었지…’ 하는 생각이 들자 전 깜짝 놀라서 일어났습니다. 어머니께선 이미 집으로 돌아가셨는지 보이지 않더군요.
대신 제 책상 위에는 편지 한 장이 놓여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며늘아가…’로 시작하는 어머니 편지를 읽으면서 전 엉엉 울었습니다. 어머님 역시 아내로 엄마로 힘들게 살아오셨지만 그 시절들을 다 이겨내고 보니 지금 이렇게 좋은 남편 좋은 아들딸들과 함께 행복하시다면서 저도 그런 행복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씀이셨습니다.
-모질이 부부의 결혼일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