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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96277415
· 쪽수 : 384쪽
책 소개
목차
1장 사진
2장 이방인
3장 로건, 엘리자베스
4장 가버린 사람들
5장 데이트
6장 첫 번째 사람
7장 이해
8장 폭우
9장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그는 자신의 손에 포개진 그녀의 손을 응시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고 느꼈다. 그는 더 잘못되기 전에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파에서 일어나 그녀를 차에 태우고, 잘 자라는 인사를 한 후 내일 해가 뜨기 전에 햄프턴을 떠나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뭔가가 그를 붙들고 있었다. 알 수 없는 경이에 가득 차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 여인이다. 사진으로만 알고 있는 여인을 찾으려고 미대륙 절반을 걸어왔고, 절친한 친구의 죽음 후 삶의 의미를 불어넣은 여인, 이토록 아름다운 여인과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의 인생에서 이 만남만큼 확실한 건 없었다. - 본문 236쪽 중에서
새벽 날씨는 추웠다. 한 달간 중동에 있었지만, 사막이 이토록 추울 수 있는가 하고 그는 줄곧 놀랐다. 그는 숨을 헐떡이면서도, 별이 빼곡한 하늘 밑을 열심히 질주했다.
질주가 끝날 즈음, 멀리서 그의 텐트를 볼 수 있을 때 그는 느려지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태양은 무미건조한 풍경을 가로질러 금빛을 흩뿌리면서 지평선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손을 허리에 올려놓고, 그는 계속해서 숨을 골랐다. 바로 그때였다. 반쯤 먼지에 묻힌 사진 한 장의 희미한 자태에 그의 시선이 꽂힌 것은. 그는 사진을 집으려고 하다가, 아마도 먼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끼워둔 모양인 액자에 눈이 갔다. 먼지를 털어내자 사진 속의 그녀와 처음으로 만날 수 있었다.
비취빛 눈동자에 짓궂은 미소를 머금은 금발의 아가씨. 그녀는 ‘행운의 여인’이라고 쓰인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녀 뒤에는 햄프턴 박람회(Hampton Fairgrounds)라고 적힌 배너가 걸려 있었고. 옆에는 갈색의 독일산 셰퍼드가 서 있었다. 그 뒤로, 초점이 약간 흐리지만, 두 명의 젊은 남자가 티켓 판매대 근처에 로고가 들어간 티셔츠를 입고 서 있는 모습이 있었고, 저 멀리 상록수 세 그루가 서 있었다. - 본문 31쪽 중에서
“걸어서 미대륙을 횡단하는 건 어땠어요?”
그는 잠시 뜸을 들인 후 대답했다.
“평온했어요. 원하는 곳으로, 원하는 때에 갈 수 있죠.”
“멋지네요.”
“그럴지도 모르죠.”
어떤 이유에선지, 서글픈 미소가 그의 얼굴에 어렸다. “어떤 점에선.”
희미한 빛이 그의 눈동자에 떠올라 점점 색이 변하였다.
“원하는 걸 찾으셨나요?”
“네, 찾았어요.” - 본문 98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