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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구름과 자고 있네

그 여자 구름과 자고 있네

이명덕 (지은이)
동랑커뮤니케이션즈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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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구름과 자고 있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그 여자 구름과 자고 있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6301615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09-08-20

책 소개

199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하고, 시집 <도다리는 오후에 죽는다>를 펴낸 이명덕 시인의 시집. 시인은 생의 근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삶의 얼룩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내며, 앉은뱅이 채송화처럼 제 키보다 낮은 자세로 사는 동안 만나게 되는 따뜻함, 육친에 대한 애틋한 연민, 삶의 뜨거운 온기에 대해서 노래한다.

목차

첫번째이야기 / 탱고를 추는 나무
탱고를 추는 나무
아름다운 비행은 꿈이 아니다
모든 것이 쳐져있다
내 집을 나간 말
네모난 세상
여자는 물이다
화분 속, 봄을 키우는 지렁이
가장 중요한 일
귀걸이 고리를 잃어버리다
얼음 만들기
...

두번째이야기 / 아버지의 집
아버지의 집
배롱나무꽃
연날리기
수박으로 오신 아버지
바람 아닐까
원피스를 위하여
아버지의 외투
어머니에 들어서다
너도 그러니 나도 그래
엄마의 거대한 손
...

세번째이야기 / 그 여자 구름과 자고 있네
그 여자 구름과 자고 있네
레드와인
울산바위
연 1
연 2
매미 이오이오, 울다
사람
능소화는 어디에서 왔을까
민들레
나비의 결혼 비행
...

네번재이야기 / 청둥오리 떼를 보며
청둥오리 떼를 보며
가게를 하다보면
수족관 도다리
겨울 입구에서
봄을 준비하다
앉은키가 같은 사람들
나는 거대한 선물이다
사과를 하고 싶었다, 사과
아무렴, 무서운 소리고 말고
실내포장마차

작품해설

저자소개

이명덕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전남 화순에서 태어나 한신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을 졸업했다. 199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도다리는 오후에 죽는다』 『그 여자 구름과 자고 있네』 『스펑나무 신전』 『사당동 블루스』 등이 있다. 현재 한국시서울 문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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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탱고를 추는 나무

콜라텍이라도 다녀왔나, 저 나무
안개비 속에 어룽져
몸의 중심이 기우뚱
굽어지며 기울어지고 빙글빙글
바람에 흔들어대는 저 몸짓
세련된 척 하던 그전 춤이 아니네
제 몸 문질러 질퍽거리는 한 세상과
비벼대며 한 몸으로 섞이고 있네
확 꺾여지고 휘돌고 일어서고
어쩌다 언뜻 비추는 햇살에 찡긋 눈 감기도 하고
다시 고꾸라져도
정교하게 균형 잡고 일어서는
삶으로만 오롯한 저 춤
넘어지지 않으려고 긴장하며 추던
어제의 춤이 아니네
다쳐도 좋다네, 뒤틀다 넘어져도 좋다네
곤두박질치면 한달음에 튕겨 오를 생의 근력도
운명으로만 만들어지는 것
영혼의 뿌리가 엉켜 넘어지면 탱고라지
하나가 다시 둘로 솟구쳐 오르는


아버지의 집

햇빛으로 집을 지으셨다
오십 년을 한 자리에서 우물을 파셨다
날줄과 씨줄로 엮은 바람은 울타리로 쓰셨다
그 집에서 돼지와 오리를 기르셨다
앞마당엔 감나무와 앵두를 뒤 텃밭엔
이슬방울 매달린 토란잎을 가꾸셨다
그 집에서 탯줄을 잘랐던 나는
핀치기로 햇빛을 따내어 유년의 앞마당을 채웠다
여섯 자식이 문 열고 나갔다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나가시고
햇빛만 남았다


그 여자 구름과 자고 있네

그 여자, 슬몃
호수에 발을 담근다
해발 몇 천 미터를
떠도는 구름 한 자락
하늘로는 올라가지 않겠다고
옆으로 돌아누운
반 팔 입은 여자의 어깨 위로
몸을 던진다
어느새 동그랗게 배를 불린 여자
네 계절이 모여 사는
호숫가에서
출렁이는 여자, 잔잔하게도 거칠게도
바람을 호흡하는 여자
내 안에서 빠져나간
구름 같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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