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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96401070
· 쪽수 : 414쪽
· 출판일 : 2022-07-10
책 소개
목차
1. 첫 번째 이야기
2. 두 번째 이야기
3. 세 번째 이야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화려한 공연들이 펼쳐졌던 봄의 세계를 지나자 에메랄드 색으로 빛나는 광활한 여름의 대지가 펼쳐졌다. 신나는 여름의 세계였다. 네모는 쌩하고 머리 위로 지나가는 열차를 휘둥그레 올려다보았다. 달리는 열차 안에서는 천사아이들이 신나는 함성을 지르며 팔을 휘저었다. 열차는 총구를 벗어난 총알처럼 회전하며 변칙적으로 궤도가 바뀌는 레일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모든 놀이기구들은 매번 탈 때마다 움직이는 방향이 속도가 바뀌어 같은 놀이기구를 타더라도 언제나 다른 것을 타는 느낌이었다. 블루문파크의 놀이기구들은 어디서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것들이었다. 마음 약한 아이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무서워 탈 엄두도 못 낼 것이었다.
네모는 천사아이들의 뒤를 따라가다 얼떨결에 놀이기구를 탔다. 블루문파크의 전체풍경을 내려다보며 날아다니는 블루문파크 투어였다. 아이들은 굵은 밧줄에 하나씩 매달려 천천히 허공을 떠다녔다. 자신의 몸이 그대로 밖에 노출 돼 있어서 이리저리 바람에 흔들렸다. 밧줄을 놓치면 그대로 추락할 것처럼 보였지만, 천사아이들은 재미있어 하며 한손으로 줄을 잡고 춤을 추는 아이들도 있었다. 네모는 밧줄에 매달려 뻘뻘 식은땀을 흘렸다. 허공에 세로로 떠다니는 밧줄에 생각 없이 매달린 것이 큰 실수였다.
“어휴 떨어져 죽는 줄 알았네!”
네모는 다음부터 놀이기구의 그림 설명서를 꼼꼼히 살펴봤다. 풍랑 속의 바이킹은 거대한 파도를 타고 오르내리는 배였다.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수많은 파도를 넘나드는 바이킹 배는 그것만으로도 무시무시했는데, 내부에는 고정된 의자나 손잡이도 없어 천사아이들은 갑판 위에서 이리저리 구르고 허공으로 튕겨 올랐다. 바다에서 풍랑을 만난 배보다 더욱 위태롭게 요동치는 바이킹 배였다. 그래도 천사아이들은 바닥을 구르고 튕겨져 올라 높은 돛대 끝에 매달려서도 깔깔거리며 좋아했다.
“우하하! 신난다!”
네모도 갑판 위를 신나게 굴러다녔다.
“아이고 죽겠다. 토할 것 같아!”
네모의 목에 매달린 레드는 새하얗게 질려 외쳤다. 날개 달린 목마들은 하늘로 솟구쳐 서로 경쟁하며 달렸다. 말의 고삐를 잡고 두 다리를 힘차게 뻗으면 목마는 날개를 휘저으며 진짜 말처럼 달렸다. 얼마나 힘차게 다리를 뻗느냐에 따라 목마의 속도를 좌우했고, 고삐를 당겨 방향을 바꿀 수 있었다. 만약 실수를 하면 목마끼리 충돌하여 공중에서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어보였다. 그러나 모든 놀이기구들은 스스로를 조정할 수 있는 존재였다. 천사아이들에게 스릴 넘치는 재미를 주기 위해 비밀로 했지만, 사고가 날 염려가 전혀 없는 놀이기구들이었다. 가장 안전해 보이는 놀이기구는 하늘을 나는 자전거였다. 공중의 레일 위를 달리는 자전거는 안장이 위 아래로 오르내리며 천천히 앞으로 나갔다. 주로 아주 어린천사들이 좋아하는 놀이기구였다.
“네모야, 이제 그만 타자! 다른 데도 가봐야지.”
레드는 헐떡이며 외쳤다. 블루문파크는 소리를 지르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즐거운 함성이 가득했다.
“왜? 아직 더 타고 싶은 것이 많은데.”
네모는 정신없이 흥분해 있었다.
“젠장! 다른 데도 재미있는 것 많다고! 여기만 있을 거야? 시간이 많지 않아!”
레드는 조급하여 짜증을 냈다. 사실 레드는 블루문파크에 온 다른 목적이 있었다.
(첫 번째 이야기 중에서)
역겨움이 호기심을 비웃으며 품에서 저주의 은빛 약을 꺼냈다.
“더 이상 저주의 약은 안 돼!”
네모는 쏜살같이 달려들어 약병을 든 역겨움의 팔을 단칼에 잘랐다.
“끄아아! 이건 또 뭐야..?”
역겨움은 한 팔을 잃고 기우뚱 주저앉았다.
“저주여왕님.. 왜.. 왜 이러세요?”
역겨움은 저주여왕을 원망의 눈으로 노려보았다.
“블루문파크를 파괴할 수 있었는데..”
역겨움은 엉금엉금 저주여왕을 향해 기어갔다.
“저주여왕.. 당신은 누구보다 위대한 저주여왕이오.”
역겨움은 저주여왕의 갑옷을 잡고 매달렸다.
“지금이라도 블루문파크를.. 블루문파크를 공격하시오..! 제발..”
저주여왕은 왕자를 손에 잡고, 역겨움은 저주여왕의 갑옷에 매달려 있었다. 호기심은 저주여왕과 역겨움에게 활을 겨누었다.
“호기심, 잠깐.. 왕자가 위험할 수 있어.”
네모는 호기심의 활을 제지하고 왕자를 향해 다가갔다.
“저주여왕님, 내가 왕자를 없앨게요.”
역겨움은 날카로운 가위손을 들었다.
“주술사.. 그만해.”
저주여왕은 역겨움의 손을 막고 왕자를 해일 위로 멀리 날려 보냈다.
“무슨 짓이야!”
역겨움은 저주여왕을 무섭게 노려봤다.
“역겨움. 다 끝났어..!”
저주여왕은 저주의 검은 갑옷 끈을 풀어 벗어버렸다.
“뭐가 끝나! 당신은 저주여왕이야, 저주여왕은 저주를 멈추면 죽어!”
역겨움은 독이 묻은 가위손으로 저주여왕의 가슴을 찔렀다.
(두 번째 이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