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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을 만나다

인문학을 만나다

(대구경북지역의 인문학커뮤니티를 찾아서)

김재현, 정승원 (지은이)
한티재
10,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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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을 만나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인문학을 만나다 (대구경북지역의 인문학커뮤니티를 찾아서)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96441328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10-12-15

책 소개

두 젊은 인문학도의 지역 인문학 커뮤니티 탐방기. 대구지역의 인문학 공부모임에서 함께 공부해온 저자들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대구경북지역의 여러 인문학 공부모임들을 찾아서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 있다. 대구경북의 자생적 인문학 커뮤니티를 직접 찾아다니며 오랜 세월 ‘인문학’이라는 꽃을 피우고 있는 이들을 만나 삶과 공부에 대해 나눈 이야기들이다.

목차

007 여는 글
흙에 뿌리를 내려 지상에 꽃을 피운 사람들과의 만남_김재현


1부 대구경북지역 인문학 커뮤니티 탐방

017 한국과정사상연구소
통청(通淸)을 꿈꾸는 사도들의 모임

035 다비아(대구성서아카데미)
기독교를 살리는 ‘인문학적 성서 읽기’

055 프로이트―라캉 정신분석 학교
“내 강의를 듣고 싶은 학생이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나는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073 현대사상연구소
돈 안 되는 공부모임

093 무천극예술학회
“남 하는 것 따라 하면 맨날 꼴찌입니다.”

131 비평공간 클리나멘
“10년간 사유를 해왔습니다. 이제 글쓰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145 파이데이아
위대한 저서 읽기

161 문우관
“열매만 따 먹으면 남는 게 없습니다.”


2부 인문학 커뮤니티 탐방, 그 이후

191 대구경북지역 인문학 커뮤니티 활성화 방안
왜 우리는 인문학 커뮤니티를 탐방하려 했는가? / 학술운동으로서의 인문학 커뮤니티 / 대구경북지역 인문학 커뮤니티의 특징들 / 풍부한 컨텐츠, 빈약한 출판 여건 / 인문학 컨퍼런스 / 공동 인문학 잡지와 공동 인문학 공간 / 인문학 커뮤니티와 제도권의 관계 / 인문학 커뮤니티와 교육의 문제 / 지역문화로서의 인문학 커뮤니티

211 닫는 글
21세기 지역 인문학의 르네상스를 꿈꾸며_정승원

저자소개

김재현 (지은이)    정보 더보기
계명대학교 Tabula Rasa College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계명대학교에서 신학박사학위를, 영남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Q학회 총무, 영남신약학회 임원, 기독영성상담연구소 예안성경연구실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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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원 (지은이)    정보 더보기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하여 대구에서 살고 있다. 경북대학교 노어노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유리 로트만의 문화기호학에 대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 인문학 사상, 문화기호학, 체계이론, 탈식민주의 등을 연구했으며, 문화기호학과 체계이론의 관점에서 문학과 문화를 해석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책도 그런 작업의 일환으로 쓴 것이다. 그 외에 마을교육, 마을공동체 관련 연구 및 강의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비평공간 클리나멘 연구원, 마을교육연구소 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인문학을 만나다』,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 등의 책을 기획 및 집필했고, 『우리 시대의 책 읽기』를 공저했다. 메일 주소는 bakhtin@hanmail.ne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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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여는 글_ 흙에 뿌리를 내려 지상에 꽃을 피운 사람들과의 만남 -대구경북지역 인문학 커뮤니티 여행을 떠나며


김재현

최근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과거에 비해 풍요로워진 경제수준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공허하고 무의미한 삶을 사는 한국인들이 인문학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된 것 같다. “인문학이 무엇이냐?”라고 물으면 여러 가지로 대답할 수 있겠지만 “사람답게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대답한다면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이렇게 인문학은 사람다운 삶에 관한 것이기에 “인문학을 하는 사람이 누구냐?”라는 물음은 중요하고 본질적이다. 수학 공식이나 물리학 공식에서 누가 그 공식을 발견했는지 몰라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인문학의 말과 글에 있어서는 그 사람 혹은 사람들이 누구인가가 결정적인 문제이다.
몇몇 방랑자들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역에 뿌리박고 살아가고 있다. 인간에게 있어 그가 밟고 있는 대지는 단순한 환경 그 이상이다. 대지와 인간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그래서 인문학이라는 학문 그 자체가 사람(들)과 분리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장소·공간과도 분리될 수 없다. 인문학의 사람다움이라고 말할 때 그 사람다움은 추상적인 인간의 사람다움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뿌리박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구체적인 사람(들)의 인간다움을 말한다. 그리하여 지역 인문학이라는 개념이 가능하다. 요한 페터 헤벨(Johann Peter Hebel)은 지역에 뿌리박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우리는 식물이라네 ― 우리가 기꺼이 인정하고 싶든 아니든 간에, 우리는 지상에 꽃을 피우고 결실을 맺기 위해 흙에 뿌리를 내려 흙에서 자라나야 하는 식물이라네 (Martin Heidegger 『동일성과 차이』, 신상희 옮김, 민음사, 2000, 137쪽)

이 책은 대구경북지역이라는 대지 위에 뿌리를 내려 지상에 꽃을 피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나누었던 대담을 묶은 것이다. 이러한 만남을 통해서 책에서는 쉽게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그래서 만남이 만들어낸 창조적인 배움을 독자들에게도 소개하고 싶다.

나 자신이 지역 인문학 커뮤니티의 체험자이다.
나 자신이 바로 대구경북지역 인문학 커뮤니티의 체험자이며 수혜자였기 때문에 대구경북지역의 인문학 커뮤니티 탐방을 기획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몇 년 전 우연히 대구지역의 인문학 커뮤니티에 소속되어 공부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그 커뮤니티는 1권의 철학 책을 1년 혹은 2년에 걸쳐 매우 꼼꼼하게 매주 독해하는 모임이었다. 나는 그 철학책을 혼자서 읽다가 이해가 잘 안되어 포기했던 전적(?)이 있어 아주 열심히 모임에 참석했다. 그 모임은 매우 재미있고, 또 유익해서 힘든 시기에 내 삶에 커다란 활력소가 되었다.

공부는 함께 하는 것
그 모임에 참여하면서 여러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지만, 내가 얻었던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인문학 공부를 지속함에 있어 팀의 존재가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공부에는 홀로 걸어가야 하는 고독함의 차원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공부에는 함께 하지 않으면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그러한 차원도 존재한다. 괴테(Johannes Wolfgang von Goethe)가 훔볼트(Alexander von Humboldt)를 만나고 싶어하며 그를 만나서 며칠 이야기를 하면 일 년 동안 얻을 수 있는 지식을 얻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쉬워했다는 일화가 떠오른다. 인문학 공부를 지속하고, 그 공부를 발전시키는 일에는 함께 공부하는 이들의 존재가 중요한 것이다.

공부는 친구와 함께 하는 것
나 자신이 인문학 커뮤니티에서 개인적인 공부에 많은 도움을 얻었다. 하지만 인문학 커뮤니티는 나에게 단지 지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주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우정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었다. 처음으로 인문학 커뮤니티에 참여한 그 해 망년회에서 나는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처음에는 책을 공부하러 왔는데 이 모임이 친구가 되는 모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공부는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문학 커뮤니티는 공부와 함께하는 우정이 무엇인지 가르쳐줌과 더불어 공부가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 나를 붙잡아 주었다.
이러한 커뮤니티의 유익함을 체험하면서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동호회들의 의미 또한 알게 되었다. 탁구 동호회, 음악 감상 동호회, 볼링 동호회, 등산 동호회, 미술 동호회, 바둑 동호회, 종교 동호회 등등. 그리고 이들 동호회야말로 그 분야의 진정한 저변(underground)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종종 들려온다. 인문학의 위기는 인문학자들의 생계의 위기라는 조소도 종종 들려온다. 하지만 인문학의 위기를 진정 타개하는 길은 이와 같은 기초, 저변을 확고하게 다지는 것이다.

대구경북에도 인문학 커뮤니티들이 존재한다.
서울의 대학원에 진학한 후배의 이야기에 따르면, 지역과 서울의 커다란 차이점 중 하나는 바로 이러한 커뮤니티에 쉽게 접속할 수 있느냐 없느냐이다. 이러한 커뮤니티가 많이 확산되고 알려진 서울과 달리 아직 지역에서는 이러한 인문학 커뮤니티의 존재와 활동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 후배와의 대화 이후에 나는 대구경북의 인문학 커뮤니티를 찾아보고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의 소개를 통해 대구경북에서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접속의 기회를 가지게 되는 일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
이런 생각을 마음에만 품고 있다가 우연히 동인들과 지인들에게 토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좋은 생각이라고 지지해 주었다. 그러고는 시간이 조금 지났다. 내 삶의 자리에도 많은 변동이 생겼다. 이제 바빠진 일상 가운데서 대구경북지역의 인문학 커뮤니티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조금씩 옅어져 갔다. 그러던 중 정승원 선생님에게서 전에 말했던 프로젝트를 시도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나는 기꺼이 수락했다. 더군다나 대구경북연구원에서도 우리의 프로젝트를 선택해 주었다.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던 일이 현실화되는 순간과 과정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신뢰받는 모임들, 10여년 이상 꾸준히 모인 모임들
커뮤니티 탐방을 준비하면서 여러 가지 고민이 생겼다. 어떤 모임을 탐방해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도대체 기준은 무엇인가? 대구에 얼마나 많은 공부모임이 있겠는가? 그 중에서 십여 개의 모임을 선정한다는 것도 굉장한 부담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수소문을 해 보았고, 우리에게 알려질 정도로 신뢰받는 모임, 그리고 십여 년 가까이 혹은 그 이상 꾸준히 모여 온 모임을 탐방하기로 했다. 결국 십여 개 모임을 선정했고, 인터뷰를 의뢰했다. 거의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감사하게도 탐방을 허락해 주셨지만 인터뷰가 성사되지 않은 곳도 있었다. 그래서 여덟 개의 모임을 인터뷰하게 된 것이다. 뒤돌아보니 인터뷰 하나하나 참으로 소중한 만남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만남을 허락해 주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앞으로 이 책에 소개된 여덟 개의 커뮤니티뿐 아니라 다른 좋은 커뮤니티들이 알려지기를 바란다.

인문학 커뮤니티 ― 패러 스쿨
나는 인문학 커뮤니티를 ‘패러―스쿨(para-school)’이라고 부르고 싶다. 학교가 공부에 관한 모든 것을 다 책임질 수는 없다. 학교 자체는 제도적으로 고정되어 있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칭찬받을 만하다. 학교가 전적으로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과도한 기대이다. 물론 이것은 교육 개혁과 개선을 포기하자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학교에 자극을 주고 학교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은 학교 옆에서 신선한 자극을 주는 패러―스쿨들을 개발하는 것이다. 패러―스쿨에서 받은 자극은 학교에서의 공부와 연결되어 발전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제도 개선과 자생적 커뮤니티 운동은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지역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 대학원생과 대화했던 기억이 난다. 그 대학원생은 자신이 다니고 있는 대학원의 현실에 분개하며 공부를 포기하려고 했었다. 나는 그 때 그 학생에게 “포기하지 말자”고 설득했다. 그리고 만약 학교 현실의 부족함을 느낀다면 자생적인 공부모임을 통해서 극복하자고 말했다. 그러한 고민을 하는 학생들에게 내가 만났던 모임들을 강력하게 추천하며 말하고 싶다. 아직 대구, 경북에는 참된 배움에 목마른 사람들이 찾아갈 곳들이 있다고.


닫는 글_ 21세기 지역 인문학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정승원

왜 인문학이 필요할까요? 왜 우리는 21세기에 인문학의 르네상스를, 인문학 커뮤니티의 르네상스를 꿈꾸어야 할까요?
일본의 사상가 가라타니 고진이 적절히 언급했듯이, 한 사상은 그 사상을 낳게 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계속 존속합니다. 시대에 뒤떨어지고 낡은 것 같은 인문학적 사유가 자신의 생명을 잃지 않고 살아남는 이유는 우리 사회와 인류의 근본적인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은 인문학에 눈을 돌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다음의 현상들은 사람들이 느끼는 갈증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 명확한 가치를 제공해주지 못하는 시대에 자신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망은 서점 한구석에 심리학 코너를 만들게 하고 있습니다.
― 철 지난 옛 노래인 것 같았던 마르크스의 책들을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극단적 자본주의에 질려버린 사람들이 찾고 있습니다.
― 불의가 판치는 시대에 정의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었습니다.
― 대학의 인문학 관련 수업들은 학생들의 무관심으로 썰렁한 반면, 학교 밖에서는 인문학 강좌에 목말라하는 대중들이 있습니다.
― 노숙자, 빈민층을 빵이나 돈이 아니라, 고전 읽기 등의 인문학 수업을 통해 변화시키는 ‘희망의 인문학’ 수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전통적으로 인문학 교육을 담당하던 대학의 위기라는 현상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지금 다양한 가치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대학은 ‘자본’과 ‘국가’, 그리고 두 신을 신봉하는 교수들과 학생들에 포섭되어 있습니다. 자본과 국가의 입맛에 맞지 않는, 그 자본과 국가의 이념을 몸으로 체현하는 학생들이 필요로 하지 않는 교육은 점차 자신의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대학들이 기업에 필요한 학생들을 양성하지 않는다고 투덜대면서, 자신들이 져야 할 사원들의 교육비용을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떠넘기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국가는 낡은 교육방식으로 21세기 학생들을 19세기 사고 속에 가두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교과과정의 축소에 그치지 않고, 한 사회공동체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가치들이 교육되고 재생산되는 영역의 축소를 가져옵니다. 더 나아가 이런 흐름은 사회 구성원들이 자본과 국가의 가치에 맞지 않는 모든 것들을 하찮게 여기고, 우리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가져야 할 가치들을 망각하게 합니다. 지난 시간 동안 우리 사회가 가꾸어 온 민주, 평등, 평화 등의 가치가 지금 자본과 국가에 의해 심하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민주, 평등, 평화, 상생, 정의, 인권 등의 가치들을 새롭게 회복하고 더 강화시켜 나가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재 과제일 것입니다. 이것은 또한 인문학과 인문교육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대학 교육에까지 들어온 자본과 국가의 일방적인 가치 독주에 맞서기 위해서는, 자본과 국가의 지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기관들을 넘어서서 새로운 관계와 공부, 가치형성이 가능한 대안적인 인문학 공간을 상상했으면 합니다.

저는 남의 해석에 자신의 삶을 맡기는 속칭 ‘철학관’이 아니라,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책을 읽고 그 텍스트를 매개로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하고 더 나아가 우리가 몸담고 있는 공동체의 가치를 비판적으로 조망하고 좀 더 나아가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변화시키는 공부 공간이 동네나 마을에 많이 생겨나는 상상을 한번 해 봅니다. 그런 공간을 현대판 서당으로, 혹은 동네의 ‘작은 대학’(대학에서의 大는 공간이 아니라 가르침의 규모를 의미합니다)으로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공간은 제가 어느 글에서 표현한 ‘앎과 삶의 코뮤니즘’이 실현되는 작은 커뮤니티입니다. 저는 이런 커뮤니티에서 이루어지는 작은 공부를 ‘지역 인문학’ 혹은 ‘동네 인문학’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이런 커뮤니티와 공부들이 제도적인 교육기관 밖에서 많이 만들어지고 시민들의 삶 속에서 활성화될 때, 우리 사회가 지켜야만 하는 가치들이 굳건하게 사회 공동체에 자리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운동을 배우러 돈 내고 동네 헬스장이나 체육관에 간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요가를 배우러, 수영을 배우러, 체육관을 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이 생겨났던 인류의 역사를 볼 때, 동네에서 인문학자를 찾아가 돈을 내고 책을 읽고 인문학 공부를 하는 시대가 불가능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인류의 의식의 진화가, 교육의 진보가 그런 세상을 가져오리라 믿습니다. 내가 몸담고 있고 살고 있는 지금 이곳에서 그런 변화가 일어나기를 꿈꾸어봅니다.
지금 저희들이 만든 이 책은 묵묵히 자신들만의 작은 공간에서 책을 벗삼아 자신의 학문과 가치를 일구어가고 있는 분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리한 작은 기록입니다. 저희들의 작은 노력이 그분들의 진면목을 가감 없이 제대로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작은 기록물을 통해, 또 이분들과 그들이 삶과 앎을 나누는 작은 인문학 커뮤니티들을 통해 21세기 지역 인문학의 르네상스를 꿈꾸어봅니다. 또 그런 꿈들이 현실이 되는 시간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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