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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기호학/언어학 > 기호학
· ISBN : 9791159252488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7-04-28
책 소개
목차
저자의 말_ 당신을 만나기 위해 기호가 필요하다
1강 기호는 소통의 씨앗
2강 우주는 기호로 가득 차 있다
3강 왜 사람들은 더 좋은 차를 타려고 할까?
4강 ‘물 좀 주소’라는 노래가 금지곡이 된 사연
5강 친구가 내 물건을 훔쳐간 것 같은데, 어떡하지?
6강 리어왕은 왜 셋째 딸 코델리아를 버렸을까?
7강 청와대는 건물 이름이 아니다
8강 상징은 의미의 바다
9강 시(詩) 공부는 정말 괴로워!
10강 소문(所聞)의 탄생
11강 매체는 기호의 전달 수단이다
12강 왜 대중매체에는 미남미녀만 나올까?
13강 전학 온 탈북 학생과 친해지는 방법
14강 베르테르 효과가 뭐지?
15강 신체기호를 알면 연애를 잘할 수 있다
16강 비슷하고 뻔한 이야기에 매료되는 이유
17강 광고가 파는 것은 제품만이 아니다
18강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19강 ‘아름다운 가게’는 왜 아름다울까?
20강 기호와 인권
21강 95% 무해한 음료수 vs. 5% 유해한 음료수
한 걸음 더
저자소개
책속에서
기호학은 어떤 학문일까요? 그렇지요. 기호학은 ‘기호’를 다루는 학문입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기호를 통해 이루어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사소통(커뮤니케이션)에 관한 학문”이에요. 여러분이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사실 우리는 모두 기호를 통해 소통하며 살아갑니다. 각자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기호에 담지요. 우리가 내뱉는 말뿐 아니라, 글[문자], 몸짓과 손짓, 눈빛 등도 모두 기호에 포함됩니다. 교과서의 수식, 도로 표지판, 동물들의 언어도 기호에 속하고요. 그런데 각각의 기호엔 일정한 의미, 즉 뜻이 담겨 있어요. 건널목의 빨간 신호등은 “잠시 멈추세요”라는 의미를 지니고, 수식에서 사용하는 ‘+’는 “두 숫자를 합하시오”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휴대폰의 전화벨은 “전화가 왔다”는 것을 뜻하고요. (……) 이처럼 얼핏 같아 보이는 행동이라고 해도 맥락에 따라 의미는 가지각색일 수 있어요. 그러니 우리가 다른 사람과 제대로 소통하려면 먼저 그 사람이 사용하고 있는 기호의 뜻을 이해하고 따라가야 합니다. 그런데 기호학은 대체 왜 배우는 걸까요?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걸까요? 이 자리에 모인 친구들 대부분은 이런 궁금증을 품고 있을 거예요. 답을 드리자면, 단언컨대 기호학은 매우 쓸모 있는 학문입니다. 기호학을 공부하게 되면 다양한 기호를 통해 세상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때로는 그것의 어려움을 배우며, 의사소통의 복잡한 메커니즘도 이해할 수 있거든요._1강 <기호는 소통의 씨앗> 중에서
질문을 하나 던질게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이 누구일까요? 저라면 아서 코넌 도일의 소설에 등장하는 명탐정 셜록 홈스를 들겠습니다. 그 셜록 홈스가 범인을 찾기 위해 사용한 방법이 바로 ‘가추법’이에요. 그는 범인이 남긴 흔적을 가지고 여러 가설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범인을 추론해서 찾아냅니다. 그런데 이런 ‘가추법’과 같은 논리학이 기호 해석과 무슨 관련이 있냐고요? 우리는 각자 보거나 듣는 여러 가지 현상이나 사물을 기호화하여 해석합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나름의 사고체계를 통해 해석한 모든 사물이나 현상을 기호라고 볼 수 있다는 뜻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문학, 예술, 대중문화뿐 아니라, 일상에서 마주치는 이 세상 모든 것이 기호와 해석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기호학자 퍼스가 “이 우주는 기호로 가득 차 있다”라는 흥미로운 말을 한 배경이지요. 제가 아까 든 예를 가지고 설명해볼게요. 집에 왔는데, 제가 사둔 푸딩이 사라졌어요. ‘푸딩이 없어진’ 상황은 해석을 기다리는 일종의 기호 상태가 된 겁니다. 이제 저는 이 기호를 해석해야 해요. 그러면 저는 논리적인 방법을 사용하겠죠. 이때 사용하는 논리적인 방법이 가추법입니다. 셜록 홈스가 가추법을 사용하여 기호를 해석하는 장면을 한번 볼까요? 어느 날 홈스는 어떤 여자가 입고 있는 옷의 소매가 닳아서 반들반들해진 것을 보았어요. 다른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쳤겠지만 우리의 탐정은 이를 기호로서 해석하여 여러 가지 단서들과 결합한 후, 최종적으로 그
여자가 타자를 치는 직업을 갖고 있다고 추리합니다. 이렇듯 기호 해석은 논리 과정과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 꼭 기억하세요._5강 <친구가 내 물건을 훔쳐간 것 같은데, 어떡하지?> 중에서
미국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사례를 이야기해볼게요. 1970년대에 미국의 맥도널드 햄버거는 “쇠고기가 아니라 벌레를 으깨어 패티(patty)를 만든다”라는 이상한 소문에 시달렸어요. 경영진들은 처음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괴담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자 매출에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이에 맥도널드 사는 식재료 준비에 사용되는 소고기의 가공 과정을 TV 광고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도 상황은 점점 나빠졌어요. 마침내 그들은 논리적인 설득 방법을 사용하기로 마음먹고 맥도널드 사처럼 햄버거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회사가 벌레를 재료로 쓰려면 그냥 포획해서 되는 게 아니라 공장 내에서 길러야 하는데, 계산해보면 벌레 사육비가 소 사육비보다 훨씬 비싸다는 것을 광고로 설명했지요. 하지만 이 방법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맥도널드에 가지 않는 사람의 99%가 그 소문에 대해 믿지 않지만 꺼림칙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답했다는 사실이에요. 이런 비합리적인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우리의 뇌가 ‘동시에 알게 된 것들’을 무조건 연결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맥도널드라는 말을 듣는 순간, 맥도널드와 벌레라는 이미지가 연결되어버리는 것이죠. 특정 연예인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이 돌고 나면, 그 소문이 거짓으로 밝혀지고 난 뒤에도 그에 대한 시선이 예전과 같지 않은 것도 이런 프레임 현상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선입견을 품고 있는 사람에게는 어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설명을 해도 소용없어요. 그들에게 “그건 진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하면 할수록 그들의 뇌 속의 프레임은 더 강화될 따름입니다. 메탈리카의 노래 제목처럼, 이것은 ‘슬프지만 진실이야(sad but true)’라고나 할까요? _10강 <소문의 탄생>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