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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삼십

30 삼십

(서른에 이르는 사소한 이야기들)

김상 (지은이)
  |  
반얀
2012-05-30
  |  
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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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미지

30 삼십

책 정보

· 제목 : 30 삼십 (서른에 이르는 사소한 이야기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6685210
· 쪽수 : 288쪽

책 소개

짧은 에피소드의 소설들로 묶인 소설집. 서른에 이르기까지의 각 나이의 순간순간에 있었음직한 사소한 이야기들을 들여다보며 삶에 있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일 것 같은 지극히 사소한 장면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일곱, 바나나,빵
여덟, 괴물은 예사로 존재한다
아홉, 쉽게 배우는 마인드콘트롤 가이드
열, 첫 번째 파문
열하나, 인생의 짠맛
열둘,당신 안의 나 같은 것
열셋, 마음의 발달
열넷, 봄, 밤
열다섯, 좋은 사람의 함정
열여섯, 자기확신의 불확실성
열일곱, 구멍, 항아리, 두꺼비
열여덟, 남부행 버스
열아홉, 모범인생 메뉴얼
스물, 로드, 킬
스물하나, 내일은 피쓰
스물둘, 그냥 있다
스물셋, 세상의 끝 수평선
스물넷, 우리들의 타자연습
스물다섯, 구름 같은 날들
스물여섯, 누가 울다 간 밤
스물일곱, 지식의 총동원
스물여덟, 눈물의 사용
스물아홉, 그 여울을 어떻게 지나셨나요
서른, 늦게
에필로그

계속되는 이야기 : 어떤 서른
홍제
취한 배
옥수수는 싫어
마음공동설
외롭기엔 너무 외로운
돌아간다

저자소개

김상 (지은이)    정보 더보기
잡스럽게 좋아하는 건 많지만 딱히 잘하는 건 없는 사람. 섬마을의 산비탈에서 촌스러움을 미덕으로 삼으며 살아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 <30 삼십>이 있다.
펼치기

책속에서

집은 텅 비어 있었다.
좀 추웠다.
그래서 보일러를 틀었는데
그래도 추웠다.
내가 좋아하는 이불은 잔뜩 꺼내 덮었고
무릎을 가슴팍까지 당겨 몸을 웅크린 채 누웠다가
살짝쿵 잠에 빠질 뻔했다.
그때 벨소리가 울렸고
나는 비몽사몽간에 현관으로 나갔다.

누구세요?

문밖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현관문에 바짝 붙어
스파이홀을 내다보며
문밖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군지 살폈다.
어둑어둑한 바깥에 얼핏 그림자가 스치더니
사람이 하나 나타났으나
고개를 푹 숙인 데다 대답도 없어
누군지 알 수 없었다.
나는 구멍을 들여다보며 다시 물었다.

누구세요?

잠깐 쑥스러운 듯 망설이던 그가 고개를 들었다. 역시 전혀 모르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짐작했던 얼굴이기도 했다. 그가 대답했다.

서른
입니다

아,
오셨군요.

나는 문을 열어주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비긴 게임은 재미가 없다. 티브이 앞으로 모여들었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누군가는 게임을 보느라 버스도 놓친 모양이었다. 1번 승강장 쪽이 소란해졌다. 나는 내가 탈 버스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다시 대합실 의자에 앉았다. 앞쪽에 있는 티브이 화면 속에는 지친 선수들이 어깨를 늘어뜨린 채로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웃기지만 어렸을 때는 세계평화를 위해서 모두가 비겨야한다고 생각했다. 피구도 발야구도 줄다리기도 이어달리기도. 모두모두 비겨서 승자도 패자도 없는 쪽이 인류평화의 지름길이 아닐까 하고. 육 년 내내 내가 속한 청팀 혹은 백팀이 죽어라 지기만 하다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비기기만이라도 했다면 이렇게 서럽고 삐뚤어지지는 않았을 거라고. 아아 비기는 게임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우리는 환하게 웃으면서 악수를 하고 페어플레이, 말하면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비기는 게임은 재미가 없다. 질질 끌다가 아무런 결말도 못 본 것이다. 아무래도 평화는 그런 데서 오는 게 아닌가 보다. 누군가는 이겨야 하고 누군가는 져야 한다. 누군가는 이길 수밖에 없고 누군가는 질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겨서 미친 듯이 춤을 추고 누군가는 져서 미친 듯이 질질 짜야 한다. 춤을 춘 적도 질질 짜본 적도 너무 오래다. 평화롭다면 평화롭다고 말할 수도 있을 나날이었다. 그러나 말했듯이 평화는 그런 게 아니었다. 그 어떤 것에게도 이기지도 지지도 않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었다.
- <스물, 로드, 킬> 중에서


"나는요즘너무외롭다."
순간 나는 웃을 뻔했다. 니가 뭔데 감히 외롭니, 라고 말할 뻔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애의 표정이 정말 외로워보였기 때문에 웃지도 않고 감히 외로워한다고 타박을 주지도 않기로 했다. 줄곧 쓸데없는 말을 주고받으며 떠들던 일을 멈추고 우리는 잠깐 아무말도 표정도 없이 각자의 외로움에 몰두했다. 문득 버스에 있는 사람들이 다 외로워보였다. 갑자기 나도 외로웠다. 그래서 생각했다. 외로움이라는 건 되게 빈번한 감정이구나. 그러고 나니 조금 덜 외로워졌다. 그러나 다시 곧 외로워졌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외롭고 때때로 안 외로운 것 같은데 왜 늘 기본에서 벗어나려고 발악을 하는 걸까. 못해도 기본인데. 이런 안이한 생각. 열심히 산다는 걸 보여주려고 그러는지도 모르지.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고 했는데. 인간은 노력해봤자 외롭다. 그럼에도 노력하는 건 노력하는 동안 외로움에 대해 까먹기 때문일까. 외로울 겨를 없이. 외로운 게 뭔지도 모른채로.
- <외롭기엔 너무 외로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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