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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경제경영 > 경제학/경제일반 > 경제이야기
· ISBN : 9788996775782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12-04-06
책 소개
목차
머리말|애덤 스미스와 여행을 떠나기 전에
1. 부(Wealth)
01 애덤 스미스의 등장
02 보다 높고 심원한 길을 찾아서
03 위험한 거래
04 당신, 진짜 애덤 스미스 맞습니까?
05 불온한 회합
06 개인의 이익 추구는 이기적인 게 아니다
07 애덤 스미스와 떠나는 여행
08 진정한 부의 증대를 위하여
09 빈자(貧子)의 아들
10 노래하는 여인
11 부와 행복
2. 쇄신(Transformation)
12 이윤추구
13 감정은 실재한다
14 줄리아에게 보내는 편지
15 또 하나의 집시 이야기
16 풀 하우스
17 정의
18 계몽주의의 자녀들
3. 덕성(Virtue)
19 내면의 관객
20 역설
21 새로운 패러다임
22 보이지 않는 손은 여전히 작용한다
23 상급 법원에 항소하다
24 작별 인사
25 월드켐 회의
26 여행은 끝나고
애덤스미스 연보|감사의 말
책속에서
“행복을 가져다주는 건 바로 ‘마음의 평화’라네.”
“네?” 나는 공상에서 깨어났다.
“평온한 존재감! 그거야말로 행복의 근원이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좇는 바와는 거리가 있군요. 저도 마찬가지구요.” 나는 받아쳤다.
“하지만 그런 정신을 꾸준히 길러야 한다네! 인간은 분명 물질적인 발전뿐 아니라 도덕적 성숙을 위한 방법 역시 터득할 필요가 있어.”
나는 눈동자를 굴렸다. “우리도 주일마다 교회에 가서 평화와 사랑을 찬미하고 기원합니다. 대체 그게 경제학과 무슨 관계가 있단 얘깁니까?”
“당연한 얘기야. 부를 마다할 사람은 없지. 하지만 분별이나 정의의 법을 깨뜨리고, 마음의 평온함까지 망가뜨리는 무모한 열정을 가지고 추구할 가치가 있는 목표는 아니라는 얘기지. 부만이 유일한 목표가 되면 더 가지려고 욕심을 부리는 이들만 존재할 테고, 그런 사람들에게는 ‘최대’를 소유하지 않는 한 ‘가진다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구! 우월감과 허영심으로 가득 찬 부자들의 만족감은 마음의 온전한 평온과 양립하기 힘들지.”
나는 머릿속으로 그의 말을 정리해 보았다. 분명히 나름대로 논리가 있었지만 여전히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다.
“이제 두 번째 요점으로 넘어가지. 부의 증가가 인간을 커다란 만족감으로 몰아넣는 건 극히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야. 곧 거기에 적응해서 익숙해져 버리니까. 행복은 이전 수준, 이것을 나는 자연스런 수준이라고 말하고 싶네, 그러니까 지금 수준보다 한 단계 이전 수준에 의존하고, 거기에 만족하는 경향이 있지. 마치 진자가 균형을 찾기 위해 되돌아가려고 하는 것처럼 말일세.” 그는 고개를 저었다. “부와 권세는 한겨울의 폭풍을 막아주는 게 아니라, 여름의 소나기 정도나 막아주는 것일 뿐이야. 부와 권세는 커지면 커질수록 늘 그만큼 혹은 그 이상의 근심과 두려움, 슬픔, 위험, 죽음 등을 일으키는 법이지.”
“자비심 많은 한 사람이 몰래 기적적으로 1억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어떻겠나? 예를 들어 그의 새끼손가락을 의생해서 구할 수 있다면? 그가 그렇게 할까? 음? 자네라면 희생할 수 있겠나?”
“새끼손가락을 포기하라구요? 중국인 1억 명을 구하기 위해서?” 나는 본능적인 반응을 보였다. “물론 그렇게 할 거예요.”
스미스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군. 자넨 조금 전만 해도 야비하고 이기적이었는데 지금은 신체적 고통과 평생 가지고 가야 될 결함을 기꺼이 감수하려고 하는구먼. 왜 그렇게 달라졌지?”
“1억 명의 목숨이 달린 거잖아요!”
“맞아, 그거야! 자넨 투시법을 사용한 거네. 상상 속에서 어느 멀리 떨어진 땅으로 간 거야. 거기서는 자네의 작은 고통뿐 아니라 중국인들의 비극도 함께 느낄 수 있을 테지. 공정한 관객의 시점을 갖게 되어 자네의 선택은 굉장히 쉬웠을 거네. 어떤 선택이 자네 마음속에서 칭찬받을 수 있을까? 어떤 선택이 조물주의 법칙에 맞는 걸까?”
스미스는 검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양심에 도달하려면 도덕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해. 우리의 ‘수동적’ 감정은 거의 대부분 야비하고 이기적이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능동적’ 원칙은 반대로 고결할 때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