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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6984689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19-05-20
책 소개
목차
여는 시 | 시인
1부 |
그대ㆍ거울ㆍ길ㆍ나비ㆍ동행ㆍ햇살을 내리지 마세요ㆍ첫눈 내리는 날ㆍ돌려줘ㆍ
종점ㆍ입술ㆍ로단테ㆍ반성을 생각하다ㆍ봄맞이ㆍ세월ㆍ주사
2부 |
살수의 노래ㆍ인간이어야 한다ㆍ선사ㆍ걱정 인형ㆍ망국ㆍ분노ㆍ을ㆍ노출과 관음ㆍ
이민자들ㆍ신문ㆍ단상ㆍ불을 끄다ㆍ새알이 딱딱한 이유ㆍ직선 그리고 달
3부 |
어느 여선생 이야기ㆍ연애편지ㆍ실업자ㆍ딸ㆍ여름과 겨울ㆍ무건리ㆍ앵무봉ㆍ
공릉천 갈대밭ㆍ성철이에게ㆍ영철이ㆍ회상기ㆍ이력서ㆍ주름살ㆍ아마추어ㆍ가을ㆍ
이한빛 PD에게
4부 |
빨간 장갑ㆍ노동의 새벽은 없다ㆍ박희철ㆍ밥그릇ㆍ배관ㆍ생산ㆍ소망ㆍ너의 장미ㆍ
친구야ㆍ김 목수ㆍ눈물세ㆍ만 원ㆍ필리핀ㆍ안개ㆍ모닝콜
맺는 시 | 혁명
발문 | ‘잃어버린 시’의 회귀 (소종민)
저자소개
책속에서
시인
한 사람 울타리 밖에서 불안하게 쳐다보다
문을 슬쩍 밀쳐본다 문이 닫힌다
빗장이 걸린다
사랑을 슬퍼하지 마라 먼저 떠난 애인이
유언을 남기었건만
내부에서 외부로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이방인이다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가는 사람들은 모두 이방인이다
조심스럽게 자물쇠가 어금니를 깨문다
가벼운 손짓과 간혹 흥겨운 어깨
바람이 분다
녹에 쩌든 갈지자의 구멍이
갈지자의 사연을 읽는다
하늘이 낳아놓은 모음과 자음이
어미와 자식으로 어울리면
냄새나고 배고픈 사람 하나 주섬주섬
나뭇가지에 흑탄을 먹여
고대인이 긁어낸 생채기
잔기침에 밑줄 치며 필사한다
햇살을 내리지 마세요
햇살을 내리지 마세요
사막을 짊어진 어깨에 햇살을 내리지 마세요
그대의 잔인한 미소가 어깨에 닿는 순간
삼천 년을 묵혀온 바위가 모래가 되더군요
그물처럼 감싸오는 맑은 향기에
프로메테우스의 무릎에
칼날 고드름이 열립니다
사랑을 주지 마세요
천 개의 얼굴을 하고
단 삼 초만, 그저 찰나에
머물다 가지 마세요
삼천 년을 지켜갈 나의 사랑이
그대 사랑 앞에서는
뒷그림자로 어른거리기만 하니까요
선사
어린 벗이 마른 젖 대신
시체 새끼손가락 두둑 꺾어
엄마가 입에 넣어주던
한 끼 식사가 생각난다 했었어요
마른하늘에
내가 탄 배가 뒤집어지고
집게발을 드세운 외계병정들이
하얗게 부풀어 오른
내 허벅지살을 뜯어먹는데
엄마 아빠는 무거운 등을 보여요
어깨 부러지는 뼈
두둑 끼워 맞추며
청록 땅 너머로 망각의 눈물을 감춥니다
여기는 조선이 아니고
미국, 유럽도 아닌데
왜 나는 부풀어 갈라지는
살갗을 가져야 하나요
뻘물에 일렁이는 파도 너머로
아침 해가 떠요
발가스름한 석양도 보여요
엄마 여기가 어디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