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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7132836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6-02-05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1 아직은 좋은 날
14 사랑 │ 18 아이의 마지막 인사 │ 20 아아, 남자여 | 23 딸과 엄마, 그리고 그 엄마의 엄마 │ 28 할아버지와 손자 | 31 어떤 오해 │ 33 헤아릴 수 없는 사정 │ 37 지울 수 없는 것 | 40 비밀스런 공모 │ 42 연상녀의 사랑법 │ 46 손을 빌려주는 치료 | 47 울림 │ 48 너무 일찍 철드는 것의 애잔함 │ 50 뜨거운 말 | 53 엄마가 될 수 있는 나이 │ 55 다 제 탓이에요 │ 57 4월의 의미 | 62 여전히 잔인한 4월 │ 64 다 같이 │ 66 큰형님의 지시 | 70 부부의 속사정 │ 72 지켜야 할 선 │ 74 아직은 좋은 날 | 78 인생의 복
80 {짧은 이야기}
2 기대어보기도 하였다
84 기대어보기도 하였다 │ 87 그래도 잊을 수 없는 것 | 89 건강히, 오랫동안 행복하게, 꼭! │ 94 부모와 자식| 98 자신을 안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 102 나는 당신이 일 년 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 105 어른의 의무 │ 106 뿌리칠 수 없는 촌지 │ 111 돌아오라, 기억아 | 113 운명의 장난 │ 114 마음을 다 담지 못하는 말 116 아내의 잔소리가 그리운 날 │ 118 진짜 약 │ 120 너무 말 잘 듣는 병 | 122 동문서답의 이유 │ 124 아름다운 뒷모습 │ 127 나눌 수 없는 무게 | 130 병원에 오지 못하는 이유 │ 133 두려운 변명 | 138 불행 예방 접종 │ 141 수명 연장의 비밀
143 {짧은 이야기}
3 우리가 진짜 배워야 할 것
148 초심 │ 152 증거가 여기 있는데요 │ 156 살아갈 날들의 문 | 159 참 좋으시겠어요 │ 162 부부 사기단 │ 167 능력자 부부 | 169 아빠 노릇 │ 172 인생을 산다는 것 │ 176 아빠의 마음 | 178 제일 힘든 환자 │ 181 무엇을 근거로 한 기준인가 | 183 영혼 있는 인사 │ 186 우리가 진짜 배워야 할 것 | 189 젊었을 때 잘하자 │ 194 이것은 이른바 자학 진료 | 197 우리 나이, 이런 나이 │ 200 가족이란 이런 것 │ 203 남편의 책무 | 207 부부의 승부는 언제 끝날까 │ 211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할 책임 | 214 이건, 비밀이야 │ 219 담대한 생
222 {짧은 이야기}
4 세상의 모든 엄마들을 위하여
226 숭고한 기도 │ 228 싫어도 좋아도 여태 부부 | 232 그놈의 남편 이야기 │ 234 가을비 소근대는 밤에 | 237 부부인 듯, 부부 아닌, 부부 같은… │ 240 다 이유가 있겠지 | 245 진짜 알고 싶은 것 │ 247 미안한 일 | 249 아픔을 지켜보는 아픔 │ 251 나는 나쁜 의사다 | 255 세상의 모든 엄마들을 위하여 │ 257 부모가 된다는 것 | 261 삶의 진실 │ 264 누가 누구를 재단할 수 있을까 | 267 꼭 건강하세요 │ 269 가족, 오래오래 함께하길 바라는 사이 | 273 그 남자 │ 278 마음보다 더한 치료가 있을까 | 282 피보다 진한 무엇 │ 285 어떤 행동의 이유 │ 288 한 남자 이야기 | 297 할머니가 가르쳐 준 삶의 지혜 │ 302 인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술을 얼마나 드세요?”
역시나 대답은 아내 되는 분의 몫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빼먹지 않고 꼭 술을 먹어요.”
일주일에 한 번? 의아한 마음에 다시 물었다.
“그럼 한 번에 많이 드시나요?”
그녀는 쉴 새 없이 몰아치듯 말했다.
“그럼요! 이 양반이 한번 마시기 시작하면 꼭 맥주 한 병을 다 마신다니까요.”
“어르신, 오늘 말씀을 많이 하셔서 힘드시겠어요. 다음에 또 이야기 듣겠습니다. 오늘은 혈압약을 좀 받아 가시는 게 어떨까 하는데요.”
내 이야기가 끝나자 어르신께서 빙긋이 웃으시며 물어보셨다.
“선생은 집에 환자가 있소?”
나는 어떤 뜻으로 하시는 말씀인가 싶어 여쭈었다.
“어르신, 무슨 말씀이신지요?”
“말을 할 수 없는 환자랑 단둘이 5년쯤 살아본 적이 있는가 말이오?”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있었고, 어르신은 특유의 너스레웃음을 지으며 일어나셨다.
“덕분에 기분이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혈압약 처방해주셔서 고맙소. 다음에 뵙시다.”
휠체어에 탄 노인이 인부를 향해 말을 꺼냈다.
“그래도 일할 수 있을 때 실컷 일하슈. 그때가 좋더이다.”
나는 말을 꺼낸 노인을 한번 쳐다본 후 슬쩍 인부를 바라보았다. 관심을 두지 않아 몰랐는데 놀랍게도 그는 휠체어에 앉은 노인과 비슷한 나이 또래로 보였다. 조금 늘어진 얼굴 위로 벙거지를 눌러 쓴 그의 얼굴엔 검버섯이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있었다. 공사장 인부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훤한 얼굴 위로 부스스한 미소가 일더니 그가 침묵을 깨고 말했다.
“아플 수 있을 때 아픈 것도 복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