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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7150861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15-10-03
책 소개
목차
제1부
연못
늙은 장제사
노량진 고등어
내비게이션
책장冊葬
도시는 공사 중이다
바람의 노동
절반의 공식
처음
우리들의 천국
발자국
사과의 생각
詩魚낚기
동굴의 법칙
민들레族
현금인출기
제2부
로또복권
닫힌 상자
시간의 장례식
초로치매
가계부의 공식
독거노인
어름산이
쉼터
소가 운다
반쪽
위험한 착지
아들은 열대과일을 먹는다
얼룩말
하루살이
밥상
인저리 타임
디지털 장의사
제3부
골무
엄마는 바리스타
동기동창회
기억보관소
봄, 한 점
빈 자리
安養에 살다
쪽진 엄마
龍을 찾아서
꿈을 캐스팅하다
보리누름
몸돌
은행나무집
원자력병원
해바라기
아버지의 가방
물끄러미·
제4부
낙화
계단
봄비
복숭아
약속
구름의 통증
풍선
비눗방울
사육된 바람
도마의 내력
도시의 바다
분재
맨드라미
칸나
런웨이
어둠의 옷
압화
해설 도시의 미간에서 발견한 쓰디쓴 밀약 / 마경덕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과의 생각
내가 사는 곳은 허공
허공은 부드러워
내 몸 어디에도 모서리는 없어요
하지만 나와 같은 얼굴이 너무 많아요
같은 혈족이지만 똑같은 이름으로 불리긴 싫었죠
나는 부분이 아닌 전부가 되고 싶어요
내 몸의 중심에 씨가 있어
멀리 날아갈 거예요
건들건들 바람의 걸음새에
과수원의 눈초리가 예민해지고
찰나에 몸을 조인 나사가 풀렸어요
그때, 자유!
라고 외쳤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낙과라고 불렀죠
날카로운 칼끝이 둥근 상처를 도려내요
내 피는 새콤달콤 향긋한데
이게 아닌데
붉은 드레스 차림으로 바구니에 나붓이 앉아
어느 화가의 이젤 속 정물이 되고 싶은데
외마디 비명이 냅킨에 쓱쓱 닦이고
칼날에 파인 살점은 갈색으로 변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