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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7386222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12-07-09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5
1부
두모악에 들러 12
아코디언 민박집 13
대관령 옛길 14
모슬포항 15
우도에 가면 16
풍경 17
빈틈 18
소화동백 19
섬진강변에서 20
부처의 얼굴 21
애월항을 지나며 22
둥지 23
해병대길 24
낯선 바람 25
비오는 광치기 해변 27
다시 길을 떠나며 28
쇠소깍 29
법환 포구에 이르러 30
절물휴양림 31
마라도에서 32
꽃차 한 잔 33
거문오름을 오르다 34
짐을 부치며 35
길을 떠나는 이에게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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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아코디언 민박집
산과 산 사이 마을과 마을 사이 개울을 건너 노루목마을에 닿았다. 삼산리 인동할매가 소개해 준 오래된 팽나무 그늘, 그 그늘 어디쯤 아코디언 민박집 마당엔 늦은 고사리를 꺽어 말리고 안주인은 대나무밭에서 따온 죽순을 손질하고 있었다. 먼 길 오느라 수고했다며 칙술과 고사리나물을 내왔다. 늦은 저녁을 마치고 벽에 걸린 퇴색한 낡은 옛 사진처럼 민박집 주인은 옛 노래 한가락을 연주하고 있었다. 이제껏 걸어온 지리산 자락의 둘레길처럼 때로는 힘겹게 때로는 가볍게 아코디언을 접었다 폈다 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아마도 자신의 인생역정을 연주하는 건지도 몰랐다. 그리고 내가 머문 방 어둠 속 무화과나무로 깍아 만든 뱀을 밟고 서 있는 까만 이의 노인. 조각해 만든 커다란 악어의 무서운 이빨, 작은 창으로 바람에 쓸리는 대나무소리 휙휙 문 위의 금장을 두른 긴 장검이 놓인, 잠이 오지 않는 나는 목욕탕의 타올 두 개를 걷어 거기에 덮어 씌웠다. 어둠 속 반짝이는 두 눈동자 문 밖으로 삵괭이 지나는 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