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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7581542
· 쪽수 : 102쪽
· 출판일 : 2014-07-29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가을강에서
가을강에서
고디 줍기
순천만에서
꺽지
뱀장어
버들붕어
위천보고서
황소개구리를 위하여
동선에 대하여
궁금하다
각시붓꽃
달개비
꽃다지
양산에 대하여
개소시랑개비
제2부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사이
사량도에서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황매산에서
몸살로 누워 있다가
사랑은
아름다운 시절
길거리 대화
전설
문외한
거미와 밥
어느 외과에서
무표정한 얼굴을 위한 변명
비문증
누가 묻기에
제3부 들은 이야기
들은 이야기
학산1
학산2
학산3
학산4
신허생전
고추바람과 벚나무
겨울 앞산
밤을 치다
주남 저수지
사라지다
희망사항
고목이 아름다운 이유
질금
배꽃
해설 | 느긋함, 겸허함, 혹은 과묵함의 아름다움· 배창환
저자소개
책속에서
학산2
그 전까지
학산에는 개망초가 하나도 없었다.
강원도 평창 어느 길섶에서 우연히 그 이름을 배웠다
그 이름을 알고
오늘 학산에 오르니
개망초가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늘 곁에 두고서도
내가 슬픔으로 돌아보았을 때
학산이 처음 거기 있었듯이
나도 계란꽃아 하고 불러 보았다
대답은 몸 숨긴 장끼가 대신 했다.
사라지다
가창댐에서 신천을 거쳐 동네 앞을 흐르던 실개천 사라지다
눈알을 먹으면 눈을 밝게 한다던 부리(왕잠자리)와
날개를 만지면 눈을 멀게 한다던 나비들 사라지다
잠자리와 나비 잡던 나무다리 사라지다
하천과 수맥이 이어져 있던 우물 속에서 왔다갔다 하던
팔뚝만 한 물고기들 사라지다
동네에 복개도로와 백화점 생기다
돈을 뿌리고 다니던 미친 할머니 사라지다
장군집 부티나던 딸래미 사라지다
월남 다녀온 김 상사가 가져온 우리 동네 하나밖에 없던 TV,
같이 TV 보던 친구들 사라지다
이병놀이 하고 먼 길 돌아오면 동네 아이들 다 집으로 사라지고
골목길 사라지고 태양 사라지고
아주까리, 명아주, 쇠무릎, 개비름 사라지고
생쌀 먹으면 엄마 일찍 죽는다던 어머니 사라지다
지금 대백플라자 주차장 자리에 있던 옛집 사라지고
그 자리에 그려진 벽화
이병놀이, 차기말, 말뚝박기, 십자가생, 딱지치기, 구슬치기, 돼지붕알땡땡……
놀이에 지쳐 생쌀 한 줌 먹고 쉴 때 그린 벽화들
주차하는 자동차들의 배기가스가 조금씩 지우다
점점 사라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