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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97659159
· 쪽수 : 464쪽
· 출판일 : 2013-01-18
책 소개
목차
1권
서(序). 덕(德)이라 복(福)이라 하는 것들
1부. 이 몸은 홀로 지내는구나
2부. 만인(萬人) 비추실 얼굴이시다
3부. 늦봄의 진달래꽃이여
4부. 옛날의 나를 잊고 계신지
5부. 약(藥)이라 바치옵니다
6부. 한 번쯤 돌아보실지도 모를 임을
부록 : 주요 등장인물
2권
7부. 저승일지라도 임과 함께
8부. 임을 모실 수 있어야 한가위지
9부. 임 없는 세월 더디기만 하여라
10부. 잘린 보리수나무 같구나
11부. 고운 이 잃고 홀로 살다니
12부. 바친 소반의 젓가락 같구나
작가의 말
서평
리뷰
책속에서
“대체 이 여인은 누구냐?”
“신첩의 시녀이옵니다. 성은 장(張)인데 그냥 자려라고 부르옵니다.”
“시녀라? 보아하니 궁녀는 아닌 듯한데…….”
“예. 궁에 들어오기 전부터 신첩과 서로 잘 알고 지내던 사이라 심심할 때 얘기나 나누고 또 여러 물어볼 것도 있고 해서 신첩 임의로 궐내로 들어와 지내게 하였사옵니다.”
“그래? 그럼 어디 고개를 들어 보라.”
왕의 명령에 여인이 다소곳하게 고개를 든다. 얼굴은 도리암직하였지만 살결은 흰 편이고 눈매는 선하게 생겼다. 하지만 귀밑머리와 눈썹이 남자처럼 검고 진한 게 특이하다. 옹주와 비슷한 연배로 스물두셋쯤 되었을까. 긴 머리가 다소 흐트러졌고 양 볼에 발그레하게 홍조가 어려 있다. 원래 그런 것인지 아니면 부끄러움을 타서 그런지는 알 수 없다.
“그래, 둘이서 무얼 하고 있었느냐?”
“이놈아, 두 오라버니를 죽이고 남편까지 죽였으면 나도 죽여야지, 어서 죽여라!”
“죄 없는 행인을 해치는 너네 같은 악종들은 모조리 없애 마땅하지만, 네 서방과 두 오라비 초상이나 치르도록 너는 살려두마.”
양검의 말에 여자가 피를 토하듯 저주에 찬 악담을 쏟아놓는다.
“그래. 오냐, 두고 보자. 네놈이 오늘 나를 죽이지 않은 걸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해주마. 하늘이 두 쪽이 나는 한이 있더라도 꼭 네놈을 찾아서 사지를 갈아 마실 테니 그때까지 네놈은 절대 죽을 생각도 말고 기다려 다오.”
어린 여자가 내뱉는 말치고는 극악하고 섬뜩하기 짝이 없다.
“그래. 네가 날 죽일 수 있다면 그때까지 기다려 주마.”
“오냐. 제발 이름이나 알려다오.”
몸을 돌리던 양검이 싸늘하게 내뱉는다.
“양검이라고 한다.”
“양검, 네놈의 목숨을 기필코 내 손으로 빼앗고 말 테다.”
“귀한 보물이라니, 그게 뭔가?”
“소문에 듣기론 어떤 오래된 비서(秘書)인데, 그 책을 통독하면 세상 이치를 다 알 수 있고, 또 세상을 자신의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야.”
“그럼 혹 고경(古鏡)을 두고 하는 말 아닌가? 거 왜 신라 말기에 왕창근(王昌瑾)이란 당나라 상인이 쌀 두 말을 주고 샀다는 오래된 거울 말일세. 궁예에게 바친 뒤로 사라졌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게 다시 세상에 나타난 건가?”
“아닐세. 이번 것은 내가 알기론 『음양혼천비록』이라는 두 권의 비서인데, 신라 말 도선국사(道詵國師)가 당나라를 돌아다니며 음양풍수설을 연구할 때 우연히 일행(一行)이라는 밀교 도승으로부터 입수했던 거라고 하던가. 아무튼 그 유명한 『도선비기(道詵秘記)』도 실은 그 『음양혼천비록』의 내용 중 일부분을 번역하여 옮겨 적은 것에 불과하다는 거야. 한데 지금 나타난 그 노인이 가진 건 그 진본이라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