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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97751082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12-11-15
책 소개
목차
1권
1. 숙명의 갈림길
2. 인연의 첫머리
3. 젊은 정의
4. 괴승과 백여우
5. 길을 묻다
6. 별리의 징후
7. 그릇을 찾다
2권
8. 정변
9. 마수
10. 천하, 삼봉의 손에
11. 난투의 여명
12. 무인정사
13. 권세의 서막
14. 스스로 지다
작가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형님이라 불린 자의 이름은 정도전(鄭道傳), 그를 형님이라 부른 자는 하륜(河崙)이란 이름자를 썼다. 정도전의 허여를 받은 하륜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침묵하며 서로를 쏘아볼 때 방안에 가득했던 긴장감이 그의 웃음으로 다소 녹았다.
“참으로 기가 막히는 인연이 아니었습니까. 형님과 나 말입니다. 고금에 또 이런 인연이 있을까.”
하륜의 말에 듣는 이도 희미하게 웃음을 흘렸다. 정도전은 하륜의 말을 듣고 그와 연관됐던 수많은 풍파를 떠올렸다. 그 가운데는 함께 겪은 것들도 있었고, 서로 반목하면서 생긴 것들도 있었다. (1권, 7쪽)
“충(忠). 그것만은 목줄에 칼이 들어올 때까지, 마지막 숨을 쉴 때까지, 눈을 감을 때까지 지켜야 할 최후의 것이다.”
“신하가 가장 위하여야 하는 것이 군(君)입니까, 민(民)입니까? 스승님께서 최후의 것을 충으로 짚으시니 스승님의 대답은 군일 것입니다. 허나 제자는 생각이 다릅니다. 신하가 최후까지 지녀야 할 것은 애(愛)입니다. 백성에 대한 사랑이 군주에 대한 충성보다 크고 숭고합니다.”
이색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슬픈 눈을 하고 정도전을 바라볼 뿐이었다. 정도전의 눈에 그것은 보이지 않았다. (1권, 54쪽)
“고려는 살기 좋은 나라다. 감투들이 살기에 말이야. 그 중에서도 배알이 없고 쥐새끼 같은 감투들이 살기 좋은 나라다. 더럽고 썩은 내가 나고 제 배 채울 궁리만 하는 감투들이 살기 좋은 나라다!”
하륜은 이렇게 말하곤 멀쩡할 때에는 감히 입에 담을 상상도 하지 못하는 흉한 욕지거리를 마구 입에 담았다. 응어리진 울분의 표출이었다. 신몽인도 한숨을 쉬었다.
그러던 중에 갑자기 쉭! 하고 화살 하나가 날아와 가마 팔걸이에 박혔다. 신몽인은 반사적으로 칼을 빼들었다. (1권, 8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