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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현대미술
· ISBN : 9788997763214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9-01-22
책 소개
목차
· 여는 말: 우리의 삶이 녹아 있는 한국의 미술 작품
1 전시실 / 대중매체를 소재나 주제로 한
안석주(1901~1950): 시대 변화의 패러다임을 담아낸 만문만화가
이동기(1967~): 아무것도 창조하지 않겠다는 역발상의 예술가
정연두(1969~): 협업과 소통에 기반한 아이디어 창조자
2 전시실 / 마음 깊은 곳에 담겨 있는 미를 추구한
김환기(1913~1974): 인생과 예술에서 주인이 된 정체성의 화신
이우환(1936~): 여백의 미학을 살린 공간 구성의 천재
오병욱(1959~): 절망 속에서 싹을 틔운 희망의 색채
3 전시실 / 보고 싶지는 않지만 항상 거기에 있는 민족분단과 관련된
이쾌대(1913~1965): 극한의 고난 속에서도 미술 세계를 지속한 거장
조양규(1928~?): 노동 현실을 담은 깊은 울림의 소리
노순택(1971~): 한반도의 분단과 불안의 근원을 쫓는 추적자
4 전시실 / 도시의 소외된 사람에 시선을 둔
박수근(1914~1965): 작품으로 시대를 조용히 이긴 사람
서용선(1951~): 현실의 트라우마와 문제의식의 재구성
최호철(1965~): 일상을 그림으로 풀어낸 우리 시대의 풍경
5 전시실 / 현실과 꿈이 치밀하게 직조된
이중섭(1916~1956): 정직한 화공을 꿈꾸었던 한국의 국민화가
최욱경(1940~1985): 고독을 강렬하게 표현한 색채의 추상성
박현기(1942~2000): 실제와 가상이 구분되지 않는 시뮬라크르의 세계
6 전시실 / 리얼리티, 극사실로 오히려 판타지를 보여주는
손응성(1916~1978): 독자적 화풍을 확립한 한국 사실주의의 선구자
한운성(1946~): 사실적 묘사로 나타낸 동시대의 리얼리즘
이광호(1967~): 내가 나를 보는 방식으로 세상이 나를 보는 시선
7 전시실 / 한국적 특징, 전통적인 것들을 되돌아보게 하는
장욱진(1917~1990): 특징적 스타일을 만들어낸 단순한 표현
박이소(1957~2004): 불협화음으로 가득 찬 세상을 향한 썰렁한 농담
손동현(1980~): 문화를 끊임없이 이어지는 변형의 사슬로 본 통찰력
8 전시실 / 비디오, 설치, 미디어 작품들로 아방가르드한
백남준(1932~2006): 재미와 예술의 결합, 그 끝없는 추구
최정화(1961~): 잡것과 날것들이 오롯이 살아 숨 쉬는 뮤지엄
이불(1964~): 직설보다 강력한 아이러니의 힘
· 책 속의 책
1. 도슨트란?
2. 도슨트 되기
3. 활동 도슨트 되기
· 닫는 말과 감사 글
· 참고 자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드라마나 영화를 찍을 때에는 보통 다양한 각도에서 여러 대의 카메라로 촬영을 하여 편집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관객이 실제 촬영 장소에 있는 조명 감독이나 스텝의 모습, 소도구들을 볼 수 없다. 정연두는 카메라 한 대로 이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드라마나 영화를 지동설에 비유하면 「다큐먼터리 노스탤지어」는 천동설에 비유할 수 있다. 인물의 정면을 찍고 옆모습을 찍을 때 사람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배경이 스텝의 움직임에 따라 바뀌는 모습을 관객이 낱낱이 보게 하는 작품이다. 이는 영화에 대한 도전이다. 이은결이 마술의 트릭을 보여주어 우리를 더 즐겁게 해준 것처럼 정연두는 영화 촬영장의 트릭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정연두는 1990년대 초 대학 시절에 백두대간을 등산하며 보았던 기억을 생각하며 「다큐먼터리 노스탤지어」를 만들었다. 기억의 장소들은 이미 골프장이나 도로에 밀려 없어졌으니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렸다. 이 작품은 영화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풍경을 배경으로 작가의 기억을 재구성한 84분짜리 무성필름이다. 편집 없이 한 번의 롱 테이크로 촬영했으며, 여섯 개의 주제에 맞춰 순서대로 무대가 변형되는데, 오십 명이 넘는 출연진과 연출진,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함께했다.
<협업과 소통에 기반한 아이디어 창조자_정연두> 중에서
노순택은 ‘2014년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작가상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역량 있는 작가들을 전시하고 후원함으로써 한국 미술 문화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마련한 작가 후원 제도다. 노순택의 수상 소식을 들은 한 나이 지긋한 관객이 분단 문제를 다룬 작가가 국립미술관에서 상을 수상하다니 우리나라도 많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하셨다.
2015년 여름 우리는 한반도가 준전시 상태였던 것을 기억한다. 8월 20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지뢰가 폭발해 남한 군인들이 부상을 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남측은 이 비정상적인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 방송을 계속하겠다고 선포했다. 그것이 북측의 포격으로 이어지고, 결국 우리 측은 준전시 사태를 선포하여 한반도는 순식간에 전쟁 공포에 시달렸다.
그렇게 마음을 졸일 때쯤 곧 전쟁이 일어날 것처럼 으르렁거리던 남과 북이 극적으로 타결했다. 돌아오는 추석에는 남과 북이 흩어진 가족과 친척의 상봉을 진행하기로 했고,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들렸다. 북측은 준전시 상태를 해제하기로 했다.
『100년을 살아보니』를 펴낸 철학자 김형석은 우리 민족성 가운데 시급하게 고쳐야 할 단점으로 흑백논리를 꼽았다. 김형석은 우리 100년의 역사를 증언할 수 있는 시대의 어른이다.
<한반도의 분단과 불안의 근원을 쫓는 추적자_노순택> 중에서
「와우산」은 새가 높은 하늘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처럼 전체를 한눈으로 관찰하듯 디테일이 살아 있는 그림이다. 마치 우리 머릿속에 있는 여러 장면을 한 장의 도화지에 그린 장면 같다. 대상마다 시점의 높이를 달리하며 재미있게 표현한 그림으로 최호철의 대표작 중 하나다. 최호철은 어릴 때부터 서울 홍익대학교 뒤편에 있는 와우산의 아랫동네에서 살았다.
와우산은 1969년 겨울에 완공되었지만 1970년 봄에 붕괴되어 대한민국 주거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으로 기억되는 와우아파트로 유명하다. 나는 당시 최호철이 다섯 살 무렵이었을 텐데 와우아파트가 붕괴되는 장면을 실제로 보았는지 궁금했다. 그러다 최호철이 다섯 살 때에는 와우산 밑에서 살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을 정리했다.
와우아파트는 정해진 기간 안에 아파트를 뚝딱 지어내야 하는 상황에서 초날림으로 지어졌다. 이러한 탓에 와우아파트의 기둥은 부토 위에 세워졌다. 겨울에는 땅이 얼어 있어 겨우 버티다 봄철이 되자 땅이 녹으면서 결국 기둥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완공 4개월 만에 무너져내리고 말았다. 이곳은 1991년 이후 와우공원으로 변모해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었다.
최호철의 「와우산」에는 와우아파트가 전부 철거되고 녹지로 전환된 이후의 모습이 보인다. 홍익대학교 교정에는 ROTC가 훈련하고 있고 바로 뒤편으로 보이는 와우산의 녹지 사이로 시민들이 계단을 오르내리고 있다. 최호철은 주변 건물들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는 동네의 작은 산일 뿐인 와우산을 어린 시절 마음속에 있던 덩치로 그려내고 싶었다고 한다.
<일상을 그림으로 풀어낸 우리 시대의 풍경_최호철>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