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97875375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13-07-05
책 소개
목차
prologue
전반전
후반전
연장전
epilogue
저자소개
책속에서
은호는 슬쩍, 그러나 매의 눈처럼 날카롭게 운동장에서 연습을 하는 축구부쪽을 쳐다보았다. 무리들 속에서 현준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은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마음을 놓은 것도 잠시, 뒤돌아서던 은호는 정확하게 현준과 눈이 마주치자 짧게 숨을 들이마셨다.
젠장, 운동장에 안 보인다고 좋아했더니 바로 뒤에 있었을 줄이야!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축구공으로 맞으면 엄청 아플 텐데.
자신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는 현준의 모습을 본 은호는 잠시 당황하여 우물쭈물하다가 일단 운동장 쪽으로 몸을 휙 돌렸다. 그리고 잰걸음으로 땅바닥을 보고 걸어가며 중얼거렸다.
“제발 그냥 네 갈길 가라. 가끔은 인간적으로 그냥 좀 지나가라. 제발…….”
그때였다.
“피해!”
응? 뭘?
고함소리에 은호가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무엇을 피해야 하는 건지 상황판단도 하기 전에 손목을 잡혀 누군가의 품속으로 휙 끌려들어갔다. 동시에 무언가 날아와서 자신과 한 덩어리로 엉켜있는 누군가의 등짝에 초강력 스매싱을 날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 충격이 얼마나 컸던지 직접 맞지도 않은 은호에게까지 강한 여파가 느껴졌다.
응? 뭐……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자신을 안고 있는 사람을 쳐다보던 은호는 화들짝 놀라 침을 꿀꺽 삼켰다.
저기, 아이야, 우린 이렇게 눈을 맞추고 마주 볼 사이가 아닐 텐데?
“강……현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현준의 잘 생긴 눈썹이 살짝 떨리는 것처럼 꿈틀거렸다. 아무래도 방금 전에 울린 소리와 충격의 진원지가 바로 강현준이었나 보다.
혹시 그럼 지금 네가 나를 구해준 거니? 그나저나 너도 아픔을 느끼는 걸 보니 분명히 나와 같은 인간이구나!
체면상 참으려고 노력은 하고 있었지만 살짝 붉어진 얼굴로 이마를 찌푸리고 있는 걸로 보아하니 아무래도 충격이 큰 것 같았다.
“괜찮……아?”
조심스러운 은호의 말에 그러나 현준은 담담한, 아니 담담한 척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안 그래도 못생긴 얼굴이 터진 물만두처럼 될 뻔 했다.”
“터진…… 뭐? 이…….”
순간 늘 삶의 모토로 삼고 있는 얼음 같은 이성과 불같은 열정은 제 멋대로 화학반응을 일으켜 순식간에 얼음은 증발되고 화르르 타오르는 불같은 성질머리만 남아버렸다.
흠, 그러고 보면 사실 모토로 삼고 있을 뿐이지 한 번도 얼음 같은 이성과 불같은 열정을 가진 적은 없었던 것도 같다.
어쨌거나 은호는 앞뒤 가릴 것도 없이 냅다 현준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악! 너…….”
비명을 지르며 정강이를 잡고 펄쩍 뛰어 오르는 현준의 험악한 눈빛을 보자 그제야 조금 정신이 들며 잠깐이나마 자신을 폭주하게 했던 분노의 모닥불이 꺼지는 소리가 피시식 들렸다. 은호는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더니 그대로 휙 돌아서서 교문을 향해 냅다 뛰기 시작했다.
“젠장, 젠장, 젠장! 내 잘못이 아니야. 맞을 소리를 한 건 바로 강현준 너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