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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utral Tone 중간색

Neutral Tone 중간색

한이경 (지은이)
도서출판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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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utral Tone 중간색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Neutral Tone 중간색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97875030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12-08-22

책 소개

한이경의 로맨스 소설.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으며 밝지도 않고 어둡지도 않은…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으며 설렘도 아니고 두려움도 아닌… 사랑과 미움, 그리고 연민이 뒤섞인 감정을 굳이 표현한다면 중간색이 아닐까?

목차

Ⅰ. Blue
Ⅱ. Red
Ⅲ. Purple
Ⅳ. Black
Ⅴ. White
Gaiden. Love Again
작가후기

저자소개

한이경 (지은이)    정보 더보기
출간작 바람꽃, 피다 Neutral Tone - 중간색 Into Love 바람은 꽃잎에 머무르고 첫사랑 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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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만든다.’고 말했던 고흐에게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은 아름다운 밤하늘이 거기에 있었다. 하얗게 반짝이는 눈썹달과 무수히 빛나는 별들이 맑은 가을밤을 보석처럼 수놓고 있었다. 마치 별을 잡으려는 것처럼 손을 뻗어 올리며 강주가 말했다.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저 멀리 보이는 별까지 걸어가는 것이래요. 그건 정말 아름다운 여행이겠지만 혼자서 그렇게 멀리 걸어가야 한다면 너무 외롭지 않을까요? 아마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을 하는 게 분명해요. 그 길고 먼 여행길의 따뜻한 동행을 찾기 위해서요.”
꿈꾸는 것 같은 강주의 목소리가 민재의 가슴을 울렸다. 그녀의 동행이 되어주고 싶었다. 당장에라도 자신이 그 먼 여행길의 가슴 더운 동행이 되어주겠다고 호기롭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민재였다. 그래서 마음이 아팠다. 세상에 대한 미련은 남아 있지 않은 줄 알았는데, 어쩌자고 여자의 이 말에 가슴이 아플까? 이건 결코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 비올라가 아니라면 어떤 것에도 미련을 남길 것이 없다고 여겼는데 이 여자 때문에 자꾸만 삶이라는 것을 살아보고 싶어졌다. 옆에 머물고 싶어졌다. 안고 싶고 만지고 싶었다. 그녀는 민재에게 허락되지 않아서 더욱 유혹적인 금단의 열매였다.
“그만 들어갈래요?”
민재를 돌아보던 강주는 그의 눈빛을 보자 심장이 조여왔다.
‘울고…… 있어?’
아니, 눈물은 보이지 않았다.
‘어째서 눈물보다 더 슬픈 눈을 하고 있을까? 무엇이 이 사람을 슬프게 하는 것일까?’
강주는 가슴이 먹먹해졌다.
“무슨 일이에요? 왜……?”
강주의 눈이 커졌다.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민재의 입술이 부드럽게 강주의 뺨에 와 닿았다가 떨어졌다. 그리고 천천히 강주의 입술에 겹쳐 왔다. 부드럽게, 그리고 관능적으로 다가오는 민재의 입술에 강주는 저도 모르게 힘이 스르르 빠지며 눈을 감았다.
따뜻한, 너무나 따뜻한 그의 입술이 망설이듯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럽게 그녀의 입술을 맛보기 시작했다. 마치 아주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핥아먹는 어린아이처럼 그의 혀끝이 부드럽게 그녀의 혀를 얽어매었다.
혀끝으로 전해지는 부드러움과 달콤함은 치명적인 독처럼 온몸에 퍼져 나가 순식간에 민재의 이성과 판단력을 마비시키고 열정과 욕망만을 들끓게 만들었다. 멈추어야만 했다. 희미하게나마 남아 있는 이성에 의지해, 죽을힘을 다해 간신히 그녀에게서 입술을 뗀 민재가 강주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강주가 천천히 눈을 떴다. 온전히 자신만을 품고 있는 강주의 검고 맑은 눈동자가 희미한 열기를 품고 반짝였다.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자 간신히 이어져 있던 이성의 끈이 툭 끊어지는 소리가 머릿속을 울렸다.
“젠장!”
민재는 낮은 목소리로 스스로에게 저주를 퍼붓고는 강주의 허리를 끌어당겨 안으며 입술을 덮었다. 부드럽고 조심스럽던 아까와는 달리 뜨겁고 격렬한 입맞춤이었다. 마치 삼켜 버릴 것처럼 거칠게 그녀의 입술을 빨아들이며 목 깊숙이 혀를 밀어 넣었다.
민재의 입맞춤을 받아들이던 강주는 그의 목덜미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 부드러운 고수머리 속으로 손가락을 넣어 그를 더욱 가까이 끌어당겼다. 서로를 갈망하는 두 사람은 하나가 되어 녹아내렸다. 강주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던 민재의 손이 멈추더니 아쉬운 듯 주저하며 입술을 뗐다. 그리고 눈을 감은 채 거친 숨을 몰아쉬는 그녀를 자신의 품에 꼭 끌어당겨 안았다. 가늘고 낭창낭창한 강주의 몸이 원래 한 부분이었던 것처럼 민재의 몸에 꼭 맞아떨어졌다. 두 번 다시 놓아주지 않을 것처럼 힘주어 안고 있는 민재의 품에서 강주는 가만히 자신을 내려놓았다. 아주 잠시만 자신이 지고 있는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이 남자에게 기댄다고 하더라도 그리 큰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민재는 자신의 가슴에 기대어오는 강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눈을 감고 아픈 한숨을 삼켰다. 그리고 그녀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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