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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7995370
· 쪽수 : 394쪽
책 소개
목차
1997, 소주 바 제임스딘
송파, 부엉이 비디오·도서 대여점
혜화동, 낙산공원
양재동, 14-10 B01호
신사동, 원조마산아귀찜
피맛골, 다시 일지매
단성사, 타이타닉
구의동, 삼영아파트 104동
상수동, 도모다찌
원주, 터미널
다시 응암오거리, 바르셀로나
삼각지, 배호 타운
대흥동, 생각의 나무
을지로 백병원, 별관 4층
삼척, 환선굴
천호동, 이스턴 캐슬
화양동, one fine day
대천, 12월 31일
전국 일주, 1999년 1월
에필로그, 2017년 명동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게 뭐람. 어째서 이런 일이 내게. 엄청나게 예쁘거나 귀엽다고는 말하기 힘든 얼굴. 그럼에도 세상에 ‘그런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존재했으며 존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몇 십 년 이상 존재하리라는 사실이 지극히도 감동적이었어요. 맙소사, 도대체 이게 뭐냐고.
“아, 다행이네. 그래요 또 봐요.”
“언제요.”
“……음?”
“언제 또 보냐고요.”
90학번 1학년. 열아홉 살.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세상모르는 내게도 90년대는 80년대와 달랐습니다. 무엇을 하건 어정쩡하고 무엇을 꿈꾸건 너절했으니 그것이 90년대. 80년대가 격렬했다면 90년대는 야비했습니다. 80년대가 야생마 같았다면 90년대는 뒷골목의 고양이 같았습니다.
세상은 변했지만 변한 게 없었어요. 앞과 뒤가 달랐지만 안과 밖은 여전하니 다만 너절하고 너
절 했어요. 학교 또한 그러했죠. 수업보다 많은 게 집회요 강의보다 몇 배는 친숙한 확성기 구 호. 대학은 휴업을 선언하고 총학생회는 휴업 거부투쟁을 선언하고.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자의 반 타의 반 ‘가투’에 참가한 게 대략 여덟 번? 선두의 선배들이 화염병을 던지고 보도블록 조각
을 던지고 철봉을 휘두를 때, 뒤에서 우왕좌왕 숨이 컥 막히는 지랄탄에 눈물 콧물 쏟아내던 게 전부였지요.
“그런데 골목길 거기까지 가서, 막상 너랑 헤어지려는데, 또 뽀뽀하고 싶잖아. 그래서 했어. 하고 싶어서 했다고. 계속말해?”
“……알아서 해.”
“그거 말고 다른 이유를 대라고 한다면, 난 정말 할 말 없다. 그보다 확실한 이유가 어디 있어. 뽀뽀하기 싫어서 뽀뽀한 것도 아닌데. 좋아서 한 뽀뽀를, 그게 왜 좋은지, 세상에 누가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어.”
“잘났어 정말. 하고 싶으면 하는 거야? 너 좋으면 막 해도 되는 거야”
“막 한 적 없어.”
“애걔.”
“내가 막 뽀뽀했어? 싫다고 하는데 강제로 붙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