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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8045012
· 쪽수 : 280쪽
책 소개
목차
◆ 머리말
1부 어머니가 기억을 잃어버리기 시작하다
통장의 심법(心法)
뒤늦은 각성
서대문구 북아현3동
족장의 가르침
우리 집 소개
논어의 발견
아버지의 키워드와 세대감각
유년 시절
첫 주행
어머니 학적부 …
2부 주행거리 7만 킬로미터
세 번째 통장 전달
정직한 사람
간병의 변곡점
친일(親日)과 효
치매경영학
7만 번의 상차림
아버지 별세
허리를 펴다
똥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치매는 간병하는 만큼 덜 나빠진다 …
3부 어머니와 삶의 의미
일야구도하기(一夜九渡河記)
잘 망한다는 것
기인론(奇人論)
연리지(連理枝)
효자 되기의 어려움
문병과 간병
대효(大孝)의 길
유무한책임자식론
어머니 공부의 충서(忠恕)
기저귀에 관한 단상
감나무를 바라보는 세 가지 방식
욕(欲) 대 욕(慾)
하늘을 놀라게 하다
애일(愛日)과 깨어 있음 …
◆맺음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 생각대로 어머니를 모시기보다 어머니에게 맞춰가는 것이 가장 좋은 봉양 방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늙어가는 어머니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물이 아니라 말벗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어머니는 할머니와 외할머니가 천수를 누리실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함께 늙어주셨다. 나는 어머니가 할머니를 봉양한 길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고 어머니 노후를 돌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공부란 생로병사(生老病死)를 배우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권 학교에서는 ‘생(生)’만 가르칠 뿐이다. ‘노병사(老病死)’를 배울 기회는 사라졌다. 옛날에는 먼저 조부모로부터 그다음에는 부모로부터 ‘노병사’를 저절로 익혔다. 그런데 요즘은 조부모는 물론이고 부모와도 떨어져 살기에 평생 건강하게 살 줄 알다가 제 홀로 ‘노병사’를 겪는다. ‘생’이 ‘노병사’와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채로 흘러간다는 것은 진리이다. 그 공부 기회를 막을 권한은 부모에게도 없다.
나는 어머니를 감성의 대상으로만 전형화할 뿐 반성과 성찰을 통해 이해하려 하지 않는 경향에 대해서 찬성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를 쉽사리 그리워하는 정서에 동조하지 못하겠다. 내 게 어머니는 자식의 일방적 그리움의 대상이 아니라 자기 각성의 거울이었다. 함부로 어머니를 그리워하거나 어머니를 위해 기도하지 말고 내 삶을 먼저 되돌아보자. 그래야 지속적인 쌍방의 교감이 가능하다. 나를 제대로 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어머니를 볼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