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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98045401
· 쪽수 : 512쪽
책 소개
목차
1. 루 살로메
2. 불경한 삼위일체
3. 꿈
4. 니체 교수의 방문
5. 혼란스러운 환자
6. 세 가지 질문
7. 두 질의 사본
8. 스트레스 논쟁
9. 망가진 심리치료
10. 성적 상상과 죄의식
11. 발작
12. 이상한 거래
13. 올가미 전략 짜기
14. 먼저 발가벗기 전략
15. 물구나무선 관계
16.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소년
17. 베르타와 불타는 집 환상
18. 3일간의 심리 운동
19. 위험한 탈주
20. 묘지에서 풀린 수수께끼
21. 가지 않은 길
22. 초인의 눈물
작가 노트
작가 후기
어빈 D. 얄롬과의 대화
옮긴이 후기
리뷰
책속에서
“감사하군요, 브로이어 박사님. 박사님과 얘길 나누니 이런 생각들을 확실히 하는 데 도움이 되는군요. 맞습니다. 내게 병은 축복이었지요. 심리학자들에게 개인적인 고통이 축복이듯이 말입니다. 그들에게 개인적인 고통은 실존의 고통과 대면하는 훈련장이지요. (…)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무엇이든지 결국 나를 강하게 만든다.’ 그러니까 ‘내 병은 축복이다’라고 고쳐 말할 수 있겠군요.”
브로이어의 확신과 자신감이 증발해버리고 말았다. 그는 니체가 다시 한 번 모든 것을 뒤집는 것에 지적인 현기증을 느꼈다. 그에게 흰 것은 검은 것이고, 좋은 것은 나쁜 것이었다. 비참한 편두통은 축복이었다. 브로이어는 상담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는 다시 통제력을 회복하려고 애썼다.
“프리드리히, 그래서 당신이 도무지 거부할 수 없었던 그 여자는 어떻게 됐습니까?”
니체는 주춤하다가 시계를 꺼내 보았다.
“오늘은 우리가 꽤 의미심장한 부분을 건드린 것 같은데, 혹시 또 모르죠. 우리 둘 다에게 의미심장한 부분일지. 하지만 당신은 아직 할 말이 많아 보이는데,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군요. 베르타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봐요.”
브로이어는 어느 때보다도 지금이 니체가 자신의 문제를 드러낼 수 있는 때임을 알았다. 아마 이 시점에서 니체에게 한 번 더 부드럽게 물어만 보았어도 니체의 말문이 터졌을 수도 있었다. 하여튼 니체가 브로이어에게 ‘멈추지 마세요. 생각이 흘러나오고 있으니까’라고 말했을 때 브로이어는 자기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기뻤다.
“영원회귀란 당신이 어떤 행위를 선택하는 순간마다 그 행위를 영원히 또한 기꺼이 선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것은 취하지 않은 행동, 사산된 생각, 하지 않은 선택, 그 모든 것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살아보지 못한 삶은 당신 내면에 영원히 부풀어 오른 채 남아 있어요. 억눌려 있던 본심의 목소리가 영원히 당신에게 소리칠 것입니다. (…) 이 생각을 좋아합니까, 아니면 싫어합니까?”
브로이어는 비명에 가까운 대답을 했다.
“당연히 싫지요! 내가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자유도 맛보지 못했다는 걸 의식하며 영원히 살라고요?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군요.”
“그렇다면 그 생각을 좋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살면 되잖소! (…) 의무와 성실함은 속을 숨기는 커튼이고 속임수예요. 자기 해방은 의무에 대해서 신성한 ‘아니오!’를 말할 수 있는 용기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