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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8047597
· 쪽수 : 104쪽
책 소개
목차
1
난전
춘투
강 보메 예서 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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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능소야, 능소
슬픈 틀니
엘니뇨, 엘니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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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천일염
가는 세월
질라래비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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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날의 추상
빗살무늬 바람
두 주정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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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해 겨울 칸타빌레
벽오동 그림자
개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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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춘투春鬪
1
겨우내
양지바른 쪽
배돌던 무명씨같이,
갈래머리 여고생의
발화發話하는 입매같이,
울금빛
궐기蹶起를 한다.
온 산천이 꿈틀댄다.
2
무릎베개 괴어주던
마른 그
억새풀 사이
우리 살의 생땅 냄새
흠 흠 맡는 민들레야.
척하니,
육탈하는 꽃받침
징소리로 쏟아진다.
강 보메 예서 살지
민물 짠물 나들목에 그예 그리 사는 게지.
뭐하고 살긴 살아, 강 보메 예서 살지. 우린 아직 강을 몰라, 힘겨워도 내색 않는 그 강을 아직 몰라. 주는 대로 받고 살 수밖에. 어느 몇몇 애비 없는 후레자식들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인감?* 실개천이 보태주는 뒷심 모아 예까지 흘러온 게지. 민물 반 짜븐 물 반 섬진강 하구 모래톱에 버글대는 갱조개**, 눈물샘 툭 툭 건드리는 거랭***으로 하모, 하모, 강바닥 쓰윽 훑어내면 갱조개가 깨알 맹키 쏟아졌제. 요샌 옛날 같지 않어, 갱조개가 통 읎어. 눈만 번하면 중국산이 억수로 굴러댕기는데, 중국산 재첩 주면 강아지도 고개를 이냥 돌려버려. 그나저나 어쩌겠어. 폭폭한 세월 다독이며, 다독이며 그러구러 꾸역꾸역 사는 게지.
사는 기 뭐 별 거 있간디. 그예 그리 사는 게지.
*)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시구 인용.
**) 재첩의 하동 지방 탯말.
***) 대막대기에다 갈퀴를 단 것처럼 생긴 기구로 강바닥을 훑어 재첩을 채취한다. 강신재의 ‘섬진강 재첩마을 이야기’ 일부 패러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