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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8047818
· 쪽수 : 128쪽
책 소개
목차
1
네거리의 순이
우리 오빠와 화로
황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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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해탄
어린 태양이 말하되
지상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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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야행차 속
홍수
낮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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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바다의 찬가
새 옷을 갈아입으며
양말 속의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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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일 년
나는 아끼지 않으련다.
낙엽이 저 눈발이 덮인
시골 능금나무의 청춘과 장년을……
언제나 너는 가고 오지 않는 것.
오늘도 들창에는 흰 구름이 지나가고,
참새들이 꾀꼬리처럼 지저귄다.
모란꽃이 붉던 작년 오월,
지금은 기억마저 구금되었는가?
나의 일 년이여, 짧고 긴 세월이여!
노도怒濤에도, 달큼한 봄바람에도,
한결같이 묵묵하던 네 표정을 나는 안다.
허나 그렇게도 일 년은 정말 평화로왔는가?
‘피녀彼女’는 단지 희망하는 마음까지
범죄 그 사나운 눈알로 흘겨본다.
나의 삶이여! 너는 한바탕의 꿈이려느냐?
한 간 방은 오늘도 납처럼 무겁다.
재바른 가을바람은 멀지 않아,
버들잎을 한 웅큼 저 창 틈으로,
지난해처럼 훑어 넣고 달아나겠지,
마치 올해도 세계는 이렇다는 듯이.
그러나 한 개 여윈 청년은 아직 살았고,
또다시 우리 집 능금이 익어 가을이 되리라.
눈 속을 스미는 가는 샘이 대해大海에 나가 노도를 이룰 때,
일 년이여, 너는 그들을 위하여 군호를 불러라.
나는 아끼지 않으련다, 잊어진 시절을.
일 년 평온무사한 바위 아래 생명은 끊임없이 흘러간다.
넓고 큰 대양의 앞날을 향하여,
지금 적막한 여로를 지키는 너에게 나는 정성껏 인사한다.
차중車中 ─ 추풍령
돌아올 날을
기약코
길을 떠난
사람이
하나도 없는
찻간은
한숨도 곤하여
누군가
싸우듯
북방의 희망을
언쟁하던
시끄런 음성은
엊저녁 꿈이다
밤차가
달리는
먼 길 위에
발자국마다
꿈은 조약돌처럼
부스러져
고향의
제일 높다는 산도
인젠
병풍 쪽처럼
뒤를
넘어가고
밤은
타관에
한창 깊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