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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 이야기
· ISBN : 9788998259181
· 쪽수 : 180쪽
· 출판일 : 2015-11-15
책 소개
목차
저자의 말 : 아름다운 서귀포를 그리면서
추천의 말 : 시린 마음의 촉수를 움직이는 풍경_허영선
붓 끝에 위탁한 열정_정혜경
서귀포 섶섬, 문섬에 대한 추억_양기혁
바람 : 아름다운 서귀포
내 고향 서귀포
섶섬, 문섬, 범섬
유채꽃 추억
미역허채
법환포구
서귀포 관광극장
이중섭 창작스튜디오
서귀포는 비가 많이 온다
하루 종일 그림을 그린다
서귀포 칠십리
정방폭포 앞에서
서복의 전설
돈내코 계곡
비를 기다리는 엉또폭포
화산 : 한라산, 산방산
서귀포 한라산
한라산 추억
대정향교
추사유배길
수선화
산방산 감동
형제섬
빛 :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메밀밭
난산리, 인연의 고리
성산일출봉 백미
섭지코지 가는 길
섬 속의 섬 : 가파도, 우도
바람의 냄새
추억을 더듬다
우도의 매력
어머니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꽃 : 바람 속에서 피다
책속에서
내가 입주한 501호는 제일 높은 층이었다. 4층만 해도 창문을 열면 앞 건물 벽이 보이는데, 5층은 섬과 바다가 내다보이는 시야가 확 트이는 넓은 방이었다. 목요일에 제주 작업실에 내려왔다가 월요일에 올라가는 일을 일 년 동안 하다 보니 새로운 생활이 되었다. 서울에서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생활에서 벗어나 제주공항에 내리면 확연히 다른 공기가 나를 들뜨게 했다. 또한 그렇게 그리워하던 바다를 서귀포 작업실 5층의 창문을 통해 바라볼 수 있어서 더없이 행복했다. 가스실에 갇혀 있던 사람들이 공기가 들어오는 곳으로 코를 들이대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해에 제주는 내게 숨쉬기 위한 곳이었다. 지금 생각하니 그때만큼 행복한 해는 없었던 것 같다.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고향이 좋았다. 모든 게 감사했다.
사생을 나갈 때면 제일 중요한 게 날씨다. 심지어 어떤 날은 성산일출봉이나 산방산을 아예 보여주지 않을 때도 있다. 한참 동안 날씨가 바뀌기를 기다리다 보면 용이 하늘로 승천하듯 구름 속에서 쑤~욱 얼굴을 내밀면서 그 멋있는 자태를 보여준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듯 반갑고 고마운 맘에 재빠르게 붓이 움직인다. 언제 또 없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산방산은 어깨 위로 구름이 띠처럼 걸려 있을 때가 많다. 어느 것 하나 내게 감동으로 안겨오지 않는 게 없다. 제주 사랑은 무한하다.